나는 조카에게 봉투를 건네며 친척 어르신들이 찾아왔을 때 지킬 예를 몇 가지 일러주고 물었습니다. “남긴 말씀이라도 있으셨느냐” “아버님은 가족 형제끼리 화목하게 지내라고”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하느님은 나를 너무 빨리 데려가시는구나.” 큰형은 삶에 크게 애착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에 비해 큰 형의 69세는 때 이른 죽음이었습니다. 사실 큰형과 나의 우애는 아버지 죽음을 계기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는지 모르겠습니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섬에 모시면서 나는 큰형네로 향하는 발길을 끊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하루를 묵고 섬에 들어온 나는 이틀을 자고 발인날 아침, 첫배에 올랐습니다. 작은형은 새벽같이 인천집을 나서 장례식장 발인을 지켰고, 운구 행렬의 영정을 들었습니다. 김포성당 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