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주위 분들이 쌍초상 나겠다고 우려하십니다. 어머니는 주위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가장 좋은 베옷을 입혀 보내라고 작은형께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발인도 참석 못하고 어머니와 아침배로 섬에 들어왔습니다. 보일러를 가동시키고, 급하게 쌀을 씻어 밥을 안쳐 1시배에 올랐습니다. 승화원에서 화장을 마친 누이 유골이 담긴 토기를 장례식장과 강화도 포구 중간지점에서 작은 형을 만나 건네받았습니다. 형 가족과 제대로 된 밥 한 끼 못 나누고 서로 길을 헤어졌습니다. 어차피 배가 떨어져 섬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깊은 물속에 누운 것처럼 초저녁부터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매화나무 주변은 텃밭의 콩 수확을 하고 남은 콩대로 덮여 흙이 얼지 않았습니다. 흙살이 부드러워 삽날을 잘 받았습니다. 누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