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스무날 전 오후 2시30분경에 잡은 이미지입니다. 삼보6호 2항차로 볼음도에 닿았습니다. 화백의 작업실 주변은 여느 때나 다름없이 고적했습니다. 출입문 손잡이를 돌리자 기다렸다는 듯 클래식이 흘러나왔습니다. 현관 칸막이에 막혀 실내의 동향을 알 수 없었습니다. 화백은 오늘도 산책을 나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이며 칸막이를 돌아섰습니다. 캔버스를 두 손으로 들고 벽으로 다가서는 화백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나는 소리 없이 한 컷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칸막이를 손바닥으로 두서너 번 가볍게 내리치자 예의 악동 웃음을 지으며 화백이 뒤돌아섰습니다.불을 밝힌 풍로가 놓인 소파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화백은 머그컵에 약초달인 물을 가득 부어 내 앞에 내놓았습니다. 나는 연초 뉴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