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경유년에서 2018년 무술년으로 넘어가는 연말연시 열흘 동안 저는 지독한 감기몸살로 대부분의 시간을 이불 속에서 보냈습니다. 발작적으로 터지는 기침. 목구멍을 가득 메워 숨쉬기도 곤란한 가래. 목안 깊은 곳의 유황 타는 냄새. 멍석말이를 당한 듯 옴 몸의 삭신은 쑤시고. 사시나무 떨 듯 흔들리는 육신.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밤새 식은땀을 얼마나 흘렸으면 베개잇과 이불깃이 누렇게 찌들었습니다. 설상가상 찬바람이 일면 천식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복용하시는 한약을 며칠 거르자고 말씀하십니다. 어깨가 너무 아프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알아챘습니다. 독감이 어머니에게 옮겨간 것을. 도대체 불효도 이런 불효가 어디 있겠습니까. 열흘간의 지독한 고통을 떠올리면 어머니를 마주볼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