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56억 7천만 년의 고독 지은이 : 함성호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함. 성. 호. 시인의 이름 석자가 나의 뇌리에 스며든 시간은 오래 되었다. 시인 친구 함민복의 두 번째 시집 『자본주의의 약속』의 해설 「공포의 서정, 환위(換位)의 시학」을 통해서였다. 20여 년이 지난 세월의 풍화작용은 단지 시인과 해설을 쓴 이가 희귀한 동성(同性)에 동년배였다는 화석화된 기억뿐이었다. 마음에 두었던 책은 언제인가 무슨 인연으로든 손에 잡히게 마련이었다. 시집은 그때부터 나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는지 모르겠다. 함성호는 시인이면서 건축가·건축평론가였다. 나의 잡식성 독서 편력은 건축학에도 이미 발을 들였다. 책장에 십여권 이상의 건축대중서가 자리 잡았다. 마음으로 꼽는 건축가·건축평론가는 승효상,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