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어머니의 빛

대빈창 2025. 8. 1. 07:00

 

“막내야, 어머니 눈이 침침하신가보다”

 

작은형의 한마디에 뇌리 한구석에 번쩍 불꽃이 튀었다. 나는 김포 안과병원에 전화를 넣었다. 어머니는 7년 전 오른 눈을 백내장 수술하셨다. 오월이 다 갈 즈음, 형제는 어머니를 모시고 안과병원을 찾았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고생할까 염려되어 당신의 불편을 숨겨왔다. 의사가 탓했다. “왜 이제 오셨어요” 어머니의 왼쪽 눈은 백내장이 너무 심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수술예약 환자가 나래비를 섰다. 한 달 뒤, 수술 일정이 잡혔다. 의사는 수술 성공확률을 90퍼센트로 잡았다. 자괴감이 몰려왔다. 위 이미지는 두 번째 통원치료일, 병원에 들어서는 어머니 뒷모습이다. 병원에 갈 적마다 나는 전날저녁 휠체어를 차 트렁크에 실었다.

백내장 수술은 준비과정에 신경을 써야했다. 아는 분을 통해 내과의께 문의했다. 어머니의 상시 복용약 혈압강하제에 포함된 항응고제를 수술일까지 일주일간 빼고 드렸다. 수술일, 형제는 주문도 느리항 삼보12호 첫배에 승선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어머니가 드시는 파킨슨약과 혈압약, 변비약, 요실금약 2-3일치를 파우치에 쟁였다. 기상악화로 배가 결항될 때 비상조치였다. 도선시간 1시간20분, 강화도 선수항에서 병원까지 1시간. 아침 9시 20분 병원에 도착했다. 개원시간은 9시30분이었다. 어머니의 백내장은 묵은 병으로 수술시간이 배나 걸렸다. 오후 2시에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수술하고 외래 통원치료가 6일간이나 되었다. 수술후 환자의 치밀한 눈 관리가 필요했다. 두 가지의 눈 염증약과 눈 치료제를 일정한 시간마다 눈에 넣어 드려야했다.

안대는 수술 당일과 다음날 병원진료까지 거즈를 댄 채 부착했다. 어머니는 많이 불편해하셨다. 한 달동안 거즈없이 투명한 안대를 잠 잘 동안 쓰고 있어야 했다. 아무 소용없었다. 불면증으로 밤새 뒤척이시다가 새벽녘에 어렵게 잠드시는 어머니는 잠결에 안대를 벗어던진 것이 틀림없다. 침대 밑에 떨어져있거나 요 밑에 숨어 있었다. 외래진료 시간은 고작 3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새벽에 집을 나서 치료를 받고 섬에 돌아오면 오후 2시를 막 넘어섰다.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어머니는 걷기 자체가 무리였다. 당신은 고단하신지 침대에 쓰러지셨다. 어머니가 잘 이겨내시기를 바랄 뿐이다. 당신은 부엌 의자에 앉아 한 손으로 성한 눈을 가린 채 나를 바라보며 연신 눈을 깜박이셨다. 빛을 되찾은 눈망울에 물기가 반짝였다.

 

“이제 환하게 보이는구나”

 

p.s 수술 후 통원 치료와 검사는 다음날, 2-3일째, 1주일째, 2주일째, 한달째, 두달째 날이었다. 담당의께서 교통불편한 섬 사정을 감안하여 한달째 날은 빼주셨다. 이제 어머니는 이번달 25일경에 병원에 한번만 가시면 된다. 파킨슨병으로 몸가누기가 여의치 않은 어머니께서 잘 이겨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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