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꼬마물떼새의 유혹

대빈창 2025. 8. 4. 07:00

 

꼬마물떼새는 우리나라에서 3월경부터 전국의 하천에 도래하는 흔한 여름철새이다. 이름처럼 물떼새 중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몸길이는 약 16cm이다. 세계적으로 극지방을 제외한 유라시아에서 번식한다. 하천·갯벌·매립지의 풀과 모래, 자갈이 많은 곳에서 서식한다.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달려가다가 갑자기 멈춰서 곤충, 갑각류 등을 먹이로 삼는다. 둥지는 자갈밭에 짓고 알은 4개 낳는다. 포란 기간은 24-28일이다. 짝짓기를 한 암수가 같이 둥지를 만든다. 모성애가 유달리 강한 조류다. 어미는 새끼가 위험하면 맹금류를 떼어 놓으려고 의상행동擬傷行動을 한다.

대빈창 해변의 제방은 좌우로 500미터씩 거의 1킬로미터다. 왼쪽 방향이 약간 더 길다. 고마이 계곡을 등진 바위벼랑 전망대가 제방의 끝이다. 왼쪽 제방의 방조제는 사석으로 경사지게 쌓았다. 경사면 제방은 파도의 힘을 분산시켜 모래가 많이 쌓였다. 말그대로 백사장이었다. 오른쪽 방향은 마을 공동어장 ‘구라탕’을 품고 있는 바라지 벼랑이 끝이다. 옹벽으로 쌓은 구방조제는 파도가 때리면서 모래를 쓸고나가 자갈해변이 되었다.

나의 산책코스는 전망대가 있는 바위벼랑이 반환점이다. 제방길 재포장 공사로 할 수 없이 코스를 오른쪽 방향으로 바꾸었다. 한 달동안 산책하면서 매일 꼬마물떼새를 만날 수 있었다. 자갈 해변은 오히려 꼬마물떼새의 번식장소로 맞춤이었다. 꼬마물떼새 한 마리가 해변에서 제방으로 올라와 10여 미터 앞에서 종종걸음으로 나를 유혹했다. 녀석은 뾰~ 뾰~ 뾰~ 뾰~ 뾰~ 다급하게 외쳤다.

자기 새끼를 어쩔까봐 녀석은 안달이 났다. 꼬마물떼새는 조류계의 ‘우사인 볼트’ 같았다. 종종걸음 치는 두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나의 발걸음을 될 수 있으면 자기 새끼로부터 멀리 떼어놓기 위한 수작이었다. 녀석은 어느만큼 앞서 나가다가 이정도면 되겠다 싶은 지점에서 다시 자갈 해변으로 뛰어내렸다. 꼬마물떼새의 깃털색은 보호색으로 감쪽같았다. 자갈밭에 들어간 녀석을 눈으로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하루 세 번 산책에서 만나는 녀석들에게 미안했다. 여지없이 녀석들은 제방길 10여 미터 앞에서 나 잡아봐라!고 유혹했다. 나의 발걸음이 녀석들에게 괜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재포장 공사가 완공되었다. 본래 산책코스로 돌아왔다. 그동안 녀석들에게 본의아니게 미안했다. 새끼들 건강하게 잘 키워서 내년 여름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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