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포옹의 책

대빈창 2015. 8. 27. 07:00

 

 

책이름 : 포옹의 책

지은이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옮긴이 : 유왕무

펴낸곳 : 예림기획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2004년 / 조숙영 / 르네상스)

포옹의 책(2007년 / 유왕무 / 예림기획)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2010년 / 조구호 / 책보세)

시간의 목소리(2011년 / 김현균 / 후마니타스)

 

내 책장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책(초판 출간년도, 옮긴이, 펴낸곳)들이다. 출판사 ‘후마니타스’의 ‘인간적인’(?) 책 몇 권을 잡았다. 운 좋게 『시간의 목소리』와 인연이 닿아 저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를 만났다. 그리고 책을 모았다. 아쉬운 것은 중남미 축구의 역사를 다룬 『축구, 그 빛과 그림자』와 라틴아메리카의 환경문제를 다룬 『써라, 그리고 버려라』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절판된 책들은 중고가게에도 없었다. 서해의 작은 외딴 섬에서 대도시의 중고서점은 그림의 떡이었다. 사회의식 있는 출판사의 재출간을 바랄 뿐이다. 이 책은『El libro de los abrazos』로 1989년 출간되었다. 191개의 꼭지로 이루어졌다. 라틴아메리카의 군부독재의 폐해와 관료 조직을 비롯한 사회시스템의 부조리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저자의 조국 우루과이는 1934년 대통령 하브리엘 테라가 세계공황의 파국적 배경을 이용하여 쿠데타를 일으켰다. 1973년 군부는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여 국회를 해산하고, 군사정권을 구축했다. 아르헨티나는 1955년, 1966년, 1976년 군사 쿠데타로 대통령을 축출했다. 군사정권의 비밀정보국은 ‘더러운 전쟁’으로 전 세계에 악명을 떨쳤다. 엘살바도르의 마르니테스 군사독재는 3만 명의 국민을 학살했다. 니카라과의 소모사 일가는 1960년대와 70년대 철권통치를 휘둘렀다. 브라질의 카스텔루 브랑쿠는 1964년 쿠데타로 군사독재를 수립했다. 쿠바의 바티스타는 1952년 쿠데타로 친미독재정권을 내세웠다. 베네수엘라는 라틴아메리카에서 1830년 가장 먼저 독립했으나, 제2차세계대전 직후까지 군사독재에 시달렸다. 페루는 독립이후 군국주의자들의 장기집권이 3번에 걸쳐 이루어졌다. 콜롬비아의 폭력시대(1946 ~ 1957)에 30만명이 희생되었다. 칠레는 1970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선거를 통해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을 창출했다. 하지만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군사쿠데타에 막을 내렸다. 이처럼 20세기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는 쿠데타와 군사독재로 점철되었다. 군부 쿠데타를 뒤에서 사주하고 뒷배를 봐 준 이는 자유(?)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제국주의 미국이었다.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반자본주의 지식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이러한 쿠데타에 저항하여 10여년을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저자는 펜으로 라틴아메리카의 독재 권력에 대한 저항과 사회 부조리를 고발했다. 조국 우루과이가 민주화 된 1985년 수도 몬테비데오에 되돌아왔다. 지난 4월 13일 74세로 운명했다. 이 책의 마지막 꼭지 「일진광풍」(396쪽)의 전문이다.

 

내 마음속에서 휭 하는 바람 소리가 났다.

나는 완전히 벌거벗었다. 나는 이제 그 어느 것, 그 누구의 소유주도 아니며 심지어 나의 확신조차도 이미 내 것이 아니다. 바람과 마주 선 나의 얼굴이 곧 나이며, 내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곧 나일 뿐이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0) 2015.09.03
외롭고 높고 쓸쓸한  (0) 2015.08.31
걷고 싶은 우리 섬  (0) 2015.08.24
얼음의 자서전  (0) 2015.08.21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0) 201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