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답사기 2

에필로그 : 강도(江都)를 가다

강화도는 볼만한 자연풍광이나 문화유산이 섬 곳곳에 산재해 있어 ‘작은 국토박물관’이라 한다. 나의 강화도 답사는 문화유산에 대한 부족한 안목과 시간에 쫓겨 겉핡기식으로 훑어 볼 수 밖에 없었다. 강화도는 선사시대 유적부터 근세 국방유적까지 즐비하다. 화도면 동막리 큰말 해안가의 빗살무늬토기 유적지와 하점면 삼거리의 북방식 최대 고인돌. 단군설화가 살아 숨쉬는 정족산의 삼랑성과 마리산의 참성단. 불교유적으로 전등사와 정수사, 오련지 설화의 청련사, 백련사, 적석사, 황련사 그리고 삼산섬의 보문사. 강화천도기의 고려궁터, 홍릉, 가릉. 조선시대의 강화읍성과 교동향교, 김상용 순절비. 국방유적으로 광성보, 초지진 그리고 삼암돈대 등. 하지만 나의 여정에서 발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역적..

프롤로그 : 강도(江都)를 가다

나는 매년 한 여름에 배낭을 메고 일주일동안 답사 여정에 올랐다. 그동안 나의 발길은 지리산자락주변, 전남, 전북, 충남지역을 떠 돌았다. 나는 어줍잖게도 족적을 반추하며 남도 1996년 여름, 뜬돌과 낮꿈, 천왕봉이 지켜보는 여정, 나그네는 파랑새를 보았는가라는 글을 한 기관지에 연재했다. 나의 답사 여정은 불편하지만 목적지까지 장거리는 열차를, 지역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 이유는 고미술에 대한 지식부족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전문적 안목보다는 어설픈 감상과 그땅 사람들의 삶의 편린을 단편적으로 서술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손때가 묻은 문화유산에 내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학고재신서1으로 출간된 故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을 잡고부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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