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사람 시인선 2

해자네 점집

책이름 : 해자네 점집 지은이 : 김해자 펴낸곳 : 걷는사람 시집 시리즈 첫째 권을 뒤늦게야 잡았다. 문학전문 출판사 〈걷는사람〉의 ‘걷는사람 시인선’이다. 『해자네 점집』은 국내 시인선 시리즈 가운데 여성 시인이 1권을 출간한 최초의 사례였다. 그동안 정기구독하는 인문생태잡지 『녹색평론』과 여러 문인은 산문에서 시인을 자주 언급했다. 이제야 시집을 펼치다니. 미안한 마음이 일었다. 김해자(1961- )는 고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조립공, 시다, 미싱사, 학습지 배달, 학원 강사를 전전했다. 노동자들과 시를 쓰다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했다. 15여 년 째 농사를 짓고 있다. 『해자네 점집』은 네 번째 시집이었다. 4부에 나뉘어 61편이 실렸고, 시인 황규관은 발문 「불구가 아니라면 사랑은..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책이름 :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지은이 : 송진권 펴낸곳 : 걷는사람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 부추꽃만 하얗게 피었습니다 //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 살았었다고 // 뜨물 빛 부추꽃이 고샅까지 / 마중 나와 피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이를 뒤늦게 찾아 간 쓸쓸한 정경을 노래한 시였다. 3부의 첫 시면서 표제를 딴 구절이 들어있는 시「부추꽃」(71쪽)의 전문이다. 아마! 가장 어머니의 손 가까이에 있는 채소가 부추일 것이다. 마땅한 찬거리가 없을 때 어머니는 부추 겉절이를 무쳐 내셨다. 우중명절이라 할 일없어 이웃네가 발걸음을 하시면 급하게 술안주로 부추전을 데쳤다. 부추 빠진 오이소박이에 손이 가지 않았다. 부추는 손이 갈 때마다 뜯어도 잠시 한눈을 팔면 그만큼 또 자랐다. 어머니는 다만 아궁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