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4

안동소주

책이름 : 안동소주 지은이 : 안상학 펴낸곳 : 걷는사람 신천교가 보이는 길목을 지켜선 / 가로수는 하나 둘 가을 흔적을 지우고 / 팽팽하게 바람을 안고 있는 선거 현수막은 / 가지를 붙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강남약국 앞 버스정류소 무인 판매대에서 / 문득 주워든 때 지난 조간신문 / 사람들이 표표히 떠도는 모습을 배경으로 / 현수막에 붙박힌 무표정한 이름들이 웃고 있다 / 순간 사회면에서 비상하는 철새들 / 왜가리 청둥오리 두루미 고니떼 무리 / 을숙도에 잠시 머물다 북상할 거라는 短信 / 저 썩어 흐르는 신천에도 철새는 날아올까 등단작 「1987년 11月의 新川」의 1연이다. 시인은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나는 시인의 시집으로 『아배 생각』(애지, 2008)..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책이름 :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지은이 : 안상학 펴낸곳 : 실천문학사 권정생 선생은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 멀쩡한 사람이 쌀 석 섬 지고 있는 것 같다 했다 개구리 짐 받듯 살면서도 / 북녘에서 전쟁터에서 아프리카에서 / 굶주리는 아이들 짐 덜어주려 했다 그리했다 짐 진 사람 형상인 어질 仁 / 대웅보전 지고 있는 불영사 거북이 / 짐 진자 불러 모은 예수 세상에는 짐을 대신 져주며 살았던 사람들이 있다 / 그들의 삶은 하나같이 홀가분했다 「쌀 석 섬」(37쪽)의 전문이다. 이외에 권정생 선생을 추모하는 시는 「어매」(54쪽), 「비 오는 새벽」(55쪽), 「858-0808」(56 ~ 57쪽)이 있었다. 권정생 선생이 돌아가신 지 벌써 8주년이 지났다. 선생은 『몽실언니』, 『강아지..

빌뱅이 언덕

책이름 : 빌뱅이 언덕 지은이 : 권정생 펴낸곳 : 창비 책은 선생의 5주기를 맞아 출간되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사무처장 시인 안상학은 머리말을 대신한 글에서 재단이 존속하는 한 선생의 전집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선생이 평소 여러 출판사들이 먹고 살아야한다는 이유로 전집 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10여년 전에 잡았던 「우리들의 하느님」에 얽힌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그 시절 MBC에 책을 소개하는 라는 프로가 있었다. 추천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작가는 억대를 넘는 돈방석에 앉았다. 방송사 PD는 선생에게 전화를 넣었다. 그런데 선생은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꿈을 실어 주겠다는 자신의 글이 천박한 상업주의에 휘둘리는 것에..

몽실 언니

책이름 : 몽실 언니 지은이 : 권정생 그린이 : 이철수 펴낸곳 : 창비 귀밑 단발머리에 하얀 저고리와 검정 통치마를 입었다. 빨간 포대기에 아기를 들러 맸다. 한 다리가 짧아 걸음걸이가 어색하다. 절름발이 몽실 언니다. 등에 업힌 아기는 이복동생인 난남일 것이다. 새어머니 북촌댁은 난남이를 낳고 지병인 폐병으로 죽었다. 어린소녀 몽실이는 아기 난남이를 생쌀을 입으로 씹어 죽을 끊이는 암죽으로 이복동생의 목숨을 살렸다. 몽실 언니의 시대적 배경은 분단과 전쟁으로 어린 소녀 몽실이가 아버지가 다르거나 어머니가 다른 이복동생들인 난남이, 영득이, 영순이를 돌봐주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표지 그림은 이철수의 목판화다. 우리 시대 어린이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책은 1984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