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4

낫이라는 칼

책이름 : 낫이라는 칼지은이 : 김기택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어이, 신문― / 외팔에 신문뭉치를 들고 껑충껑충 / 외다리 사내가 뛰어간다. / 사람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 / 불안하고 빠른 뜀박질을 쳐다본다. / 외다리에 튼튼한 대칭축을 박고 / 외다리를 박차며 달리는 / 허리와 엉덩이. / 외팔의 대각선에서 팔처럼 움직이는 / 머리와 모가지. / 기울어질 듯 바로 서는 몸. / 쓰러질 듯 일어서 힘이 붙는 속도. / 헉헉거리는 신문을 하얀 손이 집어간다. / 동전 하나가 땀에 젖은 손바닥에 떨어진다. / 어이, 신문― / 다시 흔들리는 외팔, 껑충껑충 뛰는 외다리. / 땀흘리며 쫒아가는 비대칭의 균형. 시집 『사무원』(창비, 1999)에 실린 「대칭 2」의 전문이다. 시인을 나의 뇌리에 깊게 각인시킨 ..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

책이름 :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지은이 : 김기택펴낸곳 : 현대문학 책판형은 104*182mm, 77쪽의 얇은 시집은 양장본이다. 김. 기. 택. 이름 석자가 시집을 대여하게 만든 힘이었다. 시인은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나에게 『사무원』과 『소』에 이어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었다. 반갑게 신간시집 『낫이라는 칼』이 군립도서관에 입고되었다.표지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Jinnie Seo의 2017년作 〈Drawing Journal Series〉이다. 드로잉, 페인팅, 건축, 설치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 세계를 무대로 작품 활동을 펼치는 국제적인 아티스트라고 한다. 시집은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12번째 시집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잡지 『현대문학』이 내세운 동..

책이름 : 소지은이 : 김기택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은 초사실주의(超寫實主義) 또는 극사실주의(極寫實主義)라고 한다. 주로 일상적인 현실을 생생하고 완벽하게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고 중립적 입장에서 사진처럼 극명한 화면을 구성하며, 우리 눈앞에 항상 있는 이미지의 세계를 현상 그대로 취급한다. 시집을 덮으면서 떠오른 미술사조였다.시인의 세 번째 시집『사무원』에서 나의 눈길은 「대칭 2」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작고한 사진작가 최민식의 외팔 - 외다리 신문팔이를 시적 형상화한 시인의 핍진한 묘사 때문이었다. 그 여운은 깊었다. 나는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을 펼쳤다. 시인은 그동안 ‘동물 이미지의 형상화에 있어 남다른 개성’(94쪽)을 보여 주었다. ..

외팔-외다리 신문팔이를 詩로 만나다.

책이름 : 사무원지은이 : 김기택펴낸곳 : 창비 어이, 신문―외팔에 신문뭉치를 들고 껑충껑충외다리 사내가 뛰어간다.사람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불안하고 빠른 뜀박질을 쳐다본다.외다리에 튼튼한 대칭축을 박고외다리를 박차며 달리는허리와 엉덩이.외팔의 대각선에서 팔처럼 움직이는머리와 모가지.기울어질 듯 바로 서는 몸.쓰러질 듯 일어서 힘이 붙는 속도.헉헉거리는 신문을 하얀 손이 집어간다.동전 하나가 땀에 젖은 손바닥에 떨어진다.어이, 신문―다시 흔들리는 외팔, 껑충껑충 뛰는 외다리. 땀흘리며 쫒아가는 비대칭의 균형.  「대칭 2」(69쪽)의 전문으로 부제는 ‘최민식 사진 『인간』'이다. 시편을 읽어 나가다 나는 여기서 숨을 헉! 들이키며 책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검은 표지의 최민식 사진집 『HUMAN』이 비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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