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바다를 보았지 2

쏘주 한 잔 합시다

책이름 : 쏘주 한 잔 합시다 지은이 : 유용주 펴낸곳 : 큰나 마음에 담았던 책은 우연이든 필연이든 언젠가는 만나게 되었다. 시인의 책을 네 권 째 잡았다. 읍에 나갔다 군립도서관에서 빌렸다. 시집은 『가장 가벼운 짐』(창비, 1993), 『크나큰 침묵』(솔, 1996)을. 산문집은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선정된 베스트셀러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솔, 2000)에 이어 두 번째였다. 『쏘주 한 잔 합시다』는 출판사가 상표등록을 미리 하고, 작가를 찾아 집필을 맡겼다고 한다. 출판사는 가장 적절한 작가를 찾은 것이 틀림없다. “학력 별무에 막노동으로 밑바닥에서부터 문학을 시작한 나에게 아닌 게 아니라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며 시인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시인의 최종학력은 중졸도 아닌 중학 1년 ..

아배 생각

책이름 : 아배 생각 지은이 : 안상학 펴낸곳 : 애지 뻔질나게 돌아다니며/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어쩌다 집에 가면/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아,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표제시 ‘아배 생각(18 ~ 19쪽)’의 전문이다. 여기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