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4

사라진 손바닥

책이름 : 사라진 손바닥지은이 : 나희덕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현대시 강의 『한 접시의 시』(창비, 2012) / 예술 산문 『예술의 주름들』(마음산책, 2021) / 시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문학과지성사, 2014) 그동안 내 손에 들린 시인의 책들이다. 나는 3주 간격으로 뭍에 나가면서 군립도서관에 발걸음을 했다. 일곱․여덟 권의 책을 대여하면서 한두 권의 시집을 포함시켰다. 신생도서관 《지혜의숲》의 시집코너 앞에 섰다. 『사라진 손바닥』이 불현듯 눈앞으로 다가왔다. 어디서 낯이 익었을까. 그렇다. 평화학․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정희진 글쓰기〉시리즈 다섯 권에서, 어느 책에 실린 에세이 「잠실 밖으로 던져진 누에」였다.  蠶室에서 가장 두려운 적은 파리다 / 문을 단단히 닫으라던 어른들의 잔소..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책이름 :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지은이 : 나희덕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나는 그동안 시인의 현대시 강의 『한 접시의 시』(창비, 2012), 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한 산문집 『예술의 주름들』(마음산책, 2021)을 잡았다. 처음 잡은 시집은 등단 25년 만의 일곱 번째 시집이었다. 시인은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다. 스물 셋의 어린 시인은 ‘식물성 시인’으로 불리었다. 등단 이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생명이 깃든 삶의 표정과 감각의 깊이를 정갈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의 시는 모성과 생명을 대지와 나무의 에로스적 관능과 촉각적 이미지로 노래했다.시집은 4부에 나뉘어 55편이 실렸고, 해설은 남진우(시인・문학평론가)의 「더 먼 곳에서 돌아오는 말」 이었다. 출간된 지 10..

예술의 주름들

책이름 : 예술의 주름들 지은이 : 나희덕 펴낸곳 : 마음산책 시인은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예술의 주름들』은 시력 32년째를 맞은 시인이 펴낸 예술 산문집이었다. |책머리에서| 시인은 말했다. 예술이란 얼마나 많은 주름을 거느리고 있는가. 우리 몸과 영혼에도 얼마나 많은 주름과 상처가 있는가. 주름과 주름, 상처와 상처가 서로를 알아보았고 파도처럼 일렁이며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하였다. 시인은 2004년 조각가 김인경의 부탁을 받고 처음, 시인의 눈으로 본 짧은 예술 평론을 썼다. 그 후 자신이 끌리는 작품에 대한 글을 남겼고, 17년간의 기록이 모였다. 1장은 생태적 인식과 실천, 2장은 여성주의적 정체성 찾기, 3장은 예술가적 자의식, 4장은 장르와..

한 접시의 시

책이름 : 한 접시의 시 지은이 : 나희덕 펴낸곳 : 창비 조간(朝刊)은 부음(訃音)과 같다 / 사람이 자꾸 죽는다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서 / 죽였을 것이다. / 사람입니다, 밝히지 못하고 / 죽었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다고······ 죽였을 것이다 / 죽이고 싶었는데······ 죽였을 것이다 / 죽이고 싶었지만······ 죽였을 것이다 죽은 사람은, / 죽을 것처럼 애도(哀悼)해야 할 텐데 죽은 자는 여전히 / 얼굴을 벗지 않고 / 심장(心臟)을 꺼내 놓지 않는다 여전히 납치(拉致) 중이고 / 여전히 폭행(暴行) 중이고 / 여전히 진압(鎭壓) 중이다 계획적(計劃的)으로 / 즉흥적(卽興的)으로 / 합법적(合法的)으로 / 사람이 죽어 간다 전투적(戰鬪的)으로 / 착란적(錯亂的)으로 / 궁극적(窮極的)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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