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소설 5

관촌수필

책이름 : 관촌수필 지은이 : 이문구 펴낸곳 : 솔 일락서산(日落西山) / 화무십일(花無十日) / 행운유수(行雲流水) / 녹수청산(綠水靑山) / 공산토월(空山吐月) / 관산추정(關山芻丁) / 여요주서(與謠註序) / 월곡후야(月谷後夜) ‘잘 있어라 옛 집, 마지막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한 번 옛 집을 돌아보았을 때, 그 너머 서산마루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지는 해가 있었다.’(54 - 55쪽) 책은 『현대문학』(1972. 5)의 「일락서산(日落西山)」에서 『월간중앙』(1977. 1)의 「월곡후야(月谷後夜)」까지 여덟 편의 중·단편소설을 묶은 연작소설집이었다. 소설도 읽는 때가 따로 있었다. 내 기억으로 소설집을 세 번 잡았다. 『창작과 비평』 영인본에서 「녹수청산(綠水靑山)」과 「관산추정(關山芻丁)..

응달 너구리

책이름 : 응달 너구리 지은이 : 이시백 펴낸곳 : 한겨레출판 「잔설殘雪」 - 유기농업인과 자율방범대장이 맞붙은 시골마을 이장 선거. 유기농 아들을 둔 지리산빨치산토벌대 출신 영감의 빨갱이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박관념. 「흙에 살리라」 -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대중가요를 매개로 쓴 작품. 세종시로 인한 땅값 상승으로 네 남매의 유산 다툼. 「백중百中」 - 부부동반 친목계 백중날 골짜기 물놀이 소풍. 구제역으로 묻힌 돼지무덤에서 흘러 나온 침출수를 소독하는 축산농 늙은이와 친목계의 실랑이. 「응달 너구리」 - 퇴직 외교관 출신이 귀촌하여 집터를 구하면서 어수룩해 보이는 시골 원주민에게 당하는 이야기. ‘응달 너구리’는 “보기엔 영 춥구 딱혀두 그 나름으루 의뭉스럽게 살아가는 인생”(121쪽)을 뜻한다. 「개..

사라진 노래

책이름 : 사라진 노래 지은이 : 최용탁 펴낸곳 : 현대사가 표제작 「사라진 노래」는 목숨을 던져가며 시에 집착하는 불우한 시인을 그린 예술가 소설. 「첫사랑」과 「배」는 농촌소설로 도로변 복숭아·옥수수 간이판매대를 둘러싼 경쟁에서 조우한 첫사랑과 일찍 떠난 남편을 못잊어 배 저장고에서의 습관성 독작(獨酌)과 화재로 중태에 빠진 미망인을 그린 실화소설. 「숲으로 난 먼 길」은 이사 한 변두리 저층 아파트에서 만난 샤머니즘적 분위기를 풍기는 천치 사내와 한때 신흥종교 ‘오로라’에 빠졌던 전직교사 막노동꾼의 인간적 비의를 다룬 소설. 「능생이가 살아있다」는 멸종 포유류 능생이가 나오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는 실험소설. 「등 뒤의 유토피아」는 선관위 공무원이 선거제보에서 알게 된 진보정당 후보자의 ‘기본..

갈보 콩

책이름 : 갈보 콩 지은이 : 이시백 펴낸곳 : 실천문학사 내 책장 한켠에는 세계문학상 수상작이 2005년 제1회 김별아의 ‘미실’부터 순서대로 꽂혀있다. 수상작은 매년 3, 4월에 한권의 단행본으로 출간 된다. 올해 제8회 수상작은 전민식의 ‘개들을 산책시키는 남자’다. 이 책은 나의 온라인 서적 카트에 서너번 넣어졌다가 뺐다가를 반복했다. 그리고 마음을 굳혔다. 세계문학상 수상작도 이상문학상 작품집과 마찬가지로 나의 독서목록에서 왕따 시키기로 작정했다. 제7회 수상작인 강희진의 ‘유령’이 아직 나의 손길을 책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글머리인가. 시골에서 생활하는 잘 팔리지 않는 전업 작가의 단편소설집 서평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꾸준히 책갈피를 펼쳤던 두 권의 문학상 작품집을 팽..

누가 말을 죽였을까

책이름 : 누가 말을 죽였을까 지은이 : 이시백 펴낸곳 : 삶이보이는창 표지 그림은 한 농촌마을을 위에서 내려다 본 정경이다. 2층 건물의 아래층은 슈퍼이고, 윗층은 살림채로 보인다. 나무평상과 조잡한 플라스틱 간이의자와 그늘막, 아이스크림통과 둥그런 유선TV 안테나도 달렸다. 새마을 운동으로 전통가옥을 쓸어버리고, 국적불명의 울긋불긋한 색칠로 도배질한 양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한 구석에 교회 첨탑도 보인다. 전봇대를 등진 비닐하우스와 논에 빠진 자가용과 공터의 경운기 그리고 논 가운데 오리 한 마리가 먼산바라기를 한다. 친환경농법으로 제초작업을 하라고 풀어 놓은 값비싼 오리다. 마을을 향해 누군가가 급하게 경운기를 몰고 있다. 분명 충청도 음정면의 한 농촌마을일 것이다. 이 연작소설집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