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갓 4

무술년戊戌年, 김장을 부치다.

2008. 11. 2. 김포 한들고개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주문도 느리로 이사 온 날입니다. 어머니는 김포 텃밭의 마늘 종구를 이삿짐 속에 갈무리 하셨습니다. 김장 채소 부치는 시기를 놓쳤습니다. 두 두둑에 늦은 마늘을 심은 것이 주문도의 첫 텃밭 농사였습니다. 다음해부터 어머니는 네 두둑에 김장을 부치셨습니다. 배추가 두 두둑, 무가 한 두둑, 재래종 갓과 순무를 한 두둑에 심었습니다. 우리집 텃밭은 가장자리 자투리를 빼고 열 두둑입니다. 십년 째 두둑의 숫자와 폭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텃밭 농사는 예술적 경지에 오르셨습니다. 매년 심는 작물의 종류는 변하지 않았으나, 두둑은 고정된 적이 없습니다. 김장 채소를 부친 네 두둑의 오른쪽은 땅콩 두 두둑. 왼쪽은 청양고추와 서리태, 그리고 두 두둑의..

텃밭을 부치다 2018.09.10

갓김치를 담그다.

김치냉장고의 대형 김치통에 가득 찼던 갓김치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김치를 담근 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위 이미지는 청양고추 가루를 넣어 매콤하기가 그지없는 김치통에 막 담겨진 돌산갓김치입니다. 맛을 보려 위에 덮은 비닐을 걷어내고 두 포기를 꺼내 접시에 썰었습니다. 김치통의 가장자리에 말국이 배었습니다. 추석연휴 섬에 들어오신 작은 형이 서둘러 갓을 뽑았습니다. 말복이 지나 작은형과 나는 텃밭에 무씨를 파종하고 포트묘의 배추를 이식했습니다. 작은형이 돌산갓김치 종자를 구했습니다. 젊은 시절 나는 몸을 막 굴려 자주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병원밥에 싫증이 나면 전통시장을 찾아 갓과 고들빼기김치로 잃어버린 밥맛을 찾았습니다. 문득 그 시절이 떠오른 작은형의 눈에 용케 갓김치 종자가 뜨였습니다.돌산갓은 생..

텃밭을 부치다 2017.11.06

백로白露에서 추분秋分으로 가는 텃밭

절기는 백로에서 추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선조들의 오랜 경험의 산물인 농사달력 절기는 거짓이 없습니다. 아침에 밖을 내다보면 이슬이 펑하게 내렸습니다. 말복이 지나 파종한 김장채소가 무성해졌습니다. 이미지의 오른 위 상단의 감나무가 열매를 처음 아주 많이 매달았습니다. 작은형이 지난겨울 진돌이의 배설물을 거름으로 잔뜩 주었습니다. 밭 경계 둔덕의 콩도 울울합니다. 첫 두둑은 무입니다. 작은형이 솎은 어린 무를 어머니께서 김치 담그시느라 그늘에 앉아 손질하고 계십니다. 둘째 두둑은 3등분하여 무, 순무, 돌산갓을 파종했습니다. 병원생활하면서 고들빼기, 갓 김치를 탐하는 나를 눈여겨보던 작은형이 종자를 구했습니다. 돌산갓이 의외로 잘 자랐습니다. 두둑 옆에 지주대가 세워진 작물은 땅콩입니다. 무 두둑을 침..

텃밭을 부치다 2017.09.14

한국토종작물자원도감

책이름 : 한국토종작물자원도감 지은이 : 안완식 펴낸곳 : 이유 식량작물 - 사래벼, 자치나, 강화붉은조, 화도조, 그루조, 금화태, 호래비밤콩, 파랑나물콩, 적팥, 토종완두, 검은동부, 사위동부, 분홍감자 채소작물·특용작물 - 환엽근대, 적엽근대, 강화뿔시금치, 강화순무, 호박참외, 강화오이, 긴호박, 강화마, 강화마늘, 고들빼기, 사자발쑥, 인진쑥, 어저귀, 왕골, 잇꽃, 쑥, 인동, 땅콩, 피마자, 닥풀, 고수, 댑싸리 화훼작물·토종과수 - 맨드라미, 노랑원추리, 탱자, 강화재래살구 내가 살고 있는 강화도에서 수집된 토종작물들이다.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으로 뭍과 떨어져 교통이 불편하다. 그만큼 지역적 고립성으로 인한 ‘우리 땅, 우리 종자’가 용케 농민들의 손에 의해 대대로 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