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3

갑진년甲辰年, 소서小暑로 가는 텃밭

절기는 북반구에서 낮 시간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를 지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로 향하고 있었다. 이름그대로 하지감자를 수확할 시기였다. 지구열대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한반도의 기존 장마 공식이 깨졌다. 그동안 장마전선은 북상하면서 제주도부터 시작되어 남부, 중부에 많은 비를 쏟아 부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마른장마가 이어지다가 국지적으로 무지막지한 폭우를 퍼부었다. 이를 ‘도깨비 장마’라고 불렀다. 이제 장마가 아니라 ‘우기’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했다. 언제든지 때를 가리지 않고 비를 퍼붓기 때문이다.하지가 하루 지난 주말 아침, 오랜만에 빗줄기가 오락가락했다. 하도 반가운 빗님이시길래 슬라브 옥상에 올랐다. 단비에 젖어가는 텃밭을 이미지로 잡았다. 못자리를 앉힌 후 비 한 방울..

텃밭을 부치다 2024.07.01

경자년庚子年 입동立冬의 텃밭

입동(立冬)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담그는 시기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는 때입니다. 이날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합니다. 2019년(己亥年)은 입동 추위가 있었지만 한 겨우내 눈다운 눈 없이 따뜻한 겨울이었습니다. 2020년(庚子年) 입동은 포근한 하루였습니다. 위 이미지는 아침 산책을 다녀와 슬라브 옥상에서 잡은 텃밭 전경입니다.사나흘 전 작은형이 섬에 들어왔습니다. 반듯하게 새로 일군 두둑은 작은형의 꼼꼼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오른편 가장자리 두 두둑은 마늘을 심었습니다. 동력기계가 없는 우리집은 순전히 사람 힘으로 매년 두둑을 삽과 쇠스랑으로 새로 만듭니다. 살균제를 푼 물에 마늘 종구를 한 시간여 담갔..

텃밭을 부치다 2020.11.09

경자년庚子年 우수雨水의 텃밭

위 이미지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우수(雨水) 전날 슬라브 옥상에서 잡은 텃밭 전경입니다. 우수(雨水)는 24절기 중 2번째 날로 입춘(立春)과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 절기입니다. ‘우수'라는 말은 눈 대신 비가 내리고 강의 얼음이 녹아 물이 되어 흐른다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우수가 돌아오면 우리나라 농부들은 논둑과 밭두렁을 태워 풀숲에서 겨울을 지낸 해충을 없앴습니다. 하지만 이 말도 옛 얘기가 되었습니다. 산불방지 지킴이가 수시로 작은 섬을 돌며,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작년 가을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며 잘라 넣은 짚단을, 날이 추워지기 전에 트랙터로 땅 속에 묻었습니다. 이를 땅 힘을 좋게 하는 가을갈이라 일컫습니다.올겨울은 눈다운 눈 한번 내리지 않았습니다. 때 아..

텃밭을 부치다 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