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호박 2

신축년辛丑年 한로寒露의 텃밭

한로寒露는 추분秋分과 상강霜降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 17번째 날입니다. 찰 한寒, 이슬 로露를 쓰듯이 대기가 선선해지면서 이슬이 서리로 변해가는 계절입니다. 찬 이슬이 맺히는 시기로 기온이 더 낮아지기 전에 농촌은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가을산의 단풍은 짙어지고, 겨울 철새 기러기가 날아오는 때입니다. 위 이미지는 슬라브 옥상에서 잡은 ‘한로의 텃밭’입니다. 우리 집은 대빈창 해변으로 넘어가는 고개 마루에 앉았습니다. 옥상에서 바다를 향해 내려다보면 텃밭의 위쪽은 봉구산자락에 앉은 우리집과 맞닿았습니다. 바깥쪽은 아랫집 텃밭과 석축 벼랑으로 경계 지었습니다. 왼편은 고갯길이고, 오른편은 유실수 몇 그루가 심겨진 묵정밭과 이어졌습니다. 하숫물 흐르는 도랑이 묵정밭과 경계 지었습니다. 묵은 감나무가 텃밭..

텃밭을 부치다 2021.10.12

땅콩은 넣고 고추는 심고

주말인 사월의 마지막 날 작은 형이 아침 배로 섬에 들어왔습니다. 배에서 내리는 형 손에 작은 통하나 들렸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양념 갈치속젓입니다. 어머니와 이틀을 병원에서 지내고 묘를 구해 섬에 들어왔습니다. 고추묘는 아는 동생의 농장에서 생산한 묘를 얻었습니다. 청양고추 50포기, 오이고추 15포기입니다. 동생은 덤으로 가지도 4포기를 얹어 주었습니다. 읍내 종묘상에서 오이 10포기, 마디호박 2포기를 샀습니다. 바람타지 않게 창고에 묘를 들이고, 저녁마다 조루로 물을 뿌렸습니다. 5일이 지나 묘는 흙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상청은 적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지만 섬은 비를 바람으로 바꾸었습니다. 고추묘가 세찬 바람에 휘청거립니다. 고추 뿌리가 활착하려면 주접을 떨 것이 분명합니다. 작은 형은 묘를 ..

텃밭을 부치다 201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