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마지막 주말. 2년 만에 마석 모란공원에 발걸음을 했습니다. 절기는 바야흐로 이 땅의 산하를 울창한 신록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의 열사 묘역도 녹음에 둘러싸여 짙은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마음이 무거웠나 봅니다. 전날 저녁 몇 잔 기울인 술에 몸이 늘어졌습니다.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공원 앞 꽃집에서 국화 열 송이를 준비했습니다. 세로로 쓰인 신영복 선생 특유의 연대체 글씨. 가로로 쓰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의 비석. 〈민주 열사 추모비〉 두 비가 맞아 주었습니다. 전태일(1948 - 1970) / 이소선(1929 - 2011) 노동자의 어머니 / 통일운동가 문익환 목사(1918 - 1994)·박용길 장로(1919 - 2011) / 박종철(1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