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芒種 2

다랑구지의 망종芒種

때는 24절기 가운데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드는 아홉 번째 절기 망종芒種입니다. 망종은 수염 있는 까끄라기 곡식 종자를 뿌리는 적당한 시기입니다. 전통 농사법에서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였습니다. 요즘은 영농기계화로 모의 성장기간이 10일 정도 앞당겨졌습니다. 대빈창 다랑구지 들녘도 한 절기 앞선 소만小滿 무렵에 모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임인년壬寅年 봄가뭄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지독합니다. 년중 강수량은 예년의 1/4도 못 미치는 92mm 였습니다. 대빈창 들녘은 지하수가 풍부해 그럭저럭 버텨나가지만, 문제는 밭작물입니다. 고추와 고구마는 묘를 이식했지만 비맛을 보지 못해 시들다 말라 죽었습니다. 그나마 일손 있는 농가는 연일 우물물을 퍼다 타는 목마름을 식혀 줄 뿐입니다. 농부들은 비 한 ..

주문도의 망종(芒種)

주태배기 앞집 형이 횡설수설 말을 늘였습니다. 꽤 오래 묵은 일인데 형은 진저리를 칩니다. 어느 해 망종 무렵이었습니다. 일찍 찾아 온 더위로 뱃일을 하다 갈증을 못이기고 무인도인 분지도에 뗏마를 댔습니다. 무인도의 수량이 풍부한 샘은 알만한 어부들의 목을 축여 주었습니다. 형은 말통을 들고 샘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기겁을 하고 뒤돌아 배로 뛰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섬에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누런 구렁이가 샘에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며칠 전 아랫집 할머니가 구렁이를 다시 봤습니다. 할머니는 상합을 캐러 대빈창 해변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리 때라 제방 앞까지 찰랑거리는 물살을 따라 아름드리 통나무가 떠 내려왔습니다. 아! 그런데 석가래보다 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