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 시인선 7

바다는 잘 있습니다

책이름 : 바다는 잘 있습니다지은이 : 이병률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는 표지그림의 시인 컷이다. 낯설다. 그린이가 박훈규다. 시인은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여섯 권의 시집과 다섯 권의 산문집을 상재했다. 나는 그동안 여행산문집 3부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첫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를 잡았다.『바다는 잘 있습니다』(2017)는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각 부에 20편씩 3부에 나뉘어 60시편이 실렸다. 표제는 뒷표지의 시인의 산문 마지막 구절과 「이별의 원심력」(102-103쪽)의 마지막 연에 등장했다. 눈보라가 칩니다바다는 잘 있습니다우리는 혼자만이 혼자만큼의 서로를 잊게 될 것..

수학자의 아침

책이름 : 수학자의 아침지은이 : 김소연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나는 詩를 잘 모른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한두 편의 시가 가슴에 와 닿을 때가 있다. 그것으로 만족했다. 故 박완서 선생은 말했다. “책 읽는 사람이 밑줄을 긋는 것은 그게 명문이기 때문이 아니라 읽을 당시의 마음상태에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시집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했다. 온라인 서적의 시 분야를 열고, 인기순으로 정렬했다. 몇 권의 시집을 손에 넣었다.김. 소. 연. 낯선 이름이었다. 시인은 1993년 『현대시사상』으로 시단에 나왔다. 『수학자의 아침』은 등단 20년을 맞은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2013년 11월에 나왔다. 내가 잡은 시집은 초판 19쇄로 2021년 8월에 출간되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트레이드마크..

소피아 로렌의 시간

책이름 : 소피아 로렌의 시간지은이 : 기혁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제33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시집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민음사, 2014)가 눈에 띄었다. 2010년 『시인세계』의 시 부문과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시인·문학평론가 기혁의 첫 시집이었다. 시집은 품절이었다. 나는 아쉬운 대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을 손에 넣었다.시집은 4부에 나뉘어 65시편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해설 「권태의 고고학 - 희망을 기억하는 기술」에서 “전 지구적으로 뻗은 문명적 촉수는 또 다른 장소와 시간과 사물을 지시하며 연관을 맺고 있다. 타버린 도시의 폐허에 남은 그을음처럼, 세계는 지금 여기가 유일한 시간이 아님을 다만 암시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여기는 지나간 시간의 잔해다..

아나키스트

책이름 : 아나키스트 지은이 : 장석원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속물의 시대에 쓰는 자학과 투덜거림」이라는 글에서 아픔을 유난히 예민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화려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엄살’이라 불렀다. 평자는 시인의 계보를 그렸는데, 5·16 쿠데타 이후 김수영의 시적 변모와 황지우의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그리고 최근 시집으로 장석원의 『아나키스트』를 들었다. 포충망에 걸려 든 시인의 첫 시집을 손에 넣었다. 시집은 2002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등단작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를 비롯해, 3부에 나뉘어 48편과 권혁웅(시인, 문학평론가)의 해설 「시와 다성성(多聲性)」이 실렸다. 시편을 읽어나가다 눈에 걸린 팝송과 대중가요와 가..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책이름 :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지은이 : 심보선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인터넷을 서핑하다 인기 있는 시집을 검색, 세 권을 손에 넣었다. 오규원의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이장욱의 『정오의 희망곡』. 하나같이 표지그림 컷이 눈에 띠는 출판사의 시인선이었다. 시집의 초판본은 2008년에 나왔다. 이른 나이인 24살에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이었다. 하지만 시집은 등단한 지 14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나이의 등단과 더디게 출간한 첫 시집. 태양 / 오른쪽 / 레몬 향기 / 상념 없는 산책 / 죽은 개 옆에 산 개 / 노루귀 꽃이 빠진 식물도감 / 종교 서적의 마지막 문장 / 느린 화면 속의 죽음 / 예술가의 박식함 / 불계(不計)패 /..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책이름 :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지은이 : 오규원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창비 시선 1 : 신경림 - 『농무』민음의 시 1 : 고은 - 『전원시편』문학동네 시인선 1 : 최승호 - 『아메바』실천문학의 시집 50 : 신경림 - 『가난한 사랑노래』애지 시선 1 : 하종오 - 『님 시집』문학과지성 시인선 4 : 오규원 -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내 책장에 꽂혀있는 대표적 문학출판사 시집 시리즈에서 가장 묵은 시집들이다. 표지 그림 컷이 인상적인 출판사의 가장 묵은 시집이었다. 초판 1쇄 발행이 1978년 9월 30일이다. 3부에 나뉘어 44 시편이 실렸다. 부제가 ‘陽平洞’인 2부의 연작시 7편이 장시(長詩)였다. 해설은 문학평론가 김병익의 「물신 시대의 시와 현실」이다. 평자의 글귀에서 “교환가치의 세..

글로리홀

책이름 : 글로리홀지은이 : 김현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SF, 포르노그래피, 하드코어 야오이물(여성들이 즐기는 남성 동성애물), 팬픽(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쓰는 소설), 1950 ~ 60년대 영미권 대중문화와 하위문화 보고서, 비트와 히피세대에 바치는 오마주(다른 작가나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대사나 장면 등을 인용하는 일), 정치권력에 대한 풍자적 알레고리, 로드무비(주인공이 이동해 가는 경로를 쫓아가면서 줄거리가 진행되는 방식의 영화) 형식의 청춘 성장 드라마 등. 시의 성격을 논하면서 해설 ‘본격 퀴어 SF - 메타픽션 극장’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문학과지성 시인선」을 넘보다 무려 250여 쪽을 넘는 부피를 자랑하는 신간 시집을 발견하고 덥석 손에 넣었다. 한마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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