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의 시 2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책이름 :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지은이 : 조은펴낸곳 : 민음사 책장에 수백 권의 시집이 쌓였지만 시인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시집․산문집 한 권 없었다. 리얼리즘 사진가 故 최민식 선생과 함께 작업한 포토에세이집 『우리가 사랑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샘터, 2004)의 짧은 글이 시인과의 첫 만남이었다. 일곱 군데의 《군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서 시인을 검색했다. 옹색하게 《작은도서관》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따뜻한 흙』, 단 한 권이 있었다.작은도서관은 건물 이전으로 6개월째 휴관이었다. 시인을 만날 수가 없었다. 나의 조급함은 《작은도서관》의 재개관을 기다릴 수 없었다. 시인은 1988년 계간 『세계의문학』에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를 통해 등단했다. 시인은 ..

반성

책이름 : 반성지은이 : 김영승펴낸곳 : 민음사 술에 취하여 /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 술이 깨니까 /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 다시는 술 마시지 말자 /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시집의 세 번째 시 ‘반성 16’(21쪽)의 전문이다. 이 시를 어느 매체에서 접하고 시집을 물색했다. 품절된 시집을 온라인 중고샵을 통해 어렵게 손에 넣었다. ‘민음의 시’ 시리즈 6권 째였다. 시리즈 1은 고은의 「전원시편」이었다. 58년생 시인의 첫 데뷔시집이었다. 시집에는 모두 83시편이 실렸다. 첫 시 ‘반성·序’는 몇 쪽에 걸친 제법 긴 시로 현실을 조감하는 시적화법이 추상적, 관념적인 철학 용어가 곧잘 등장했다. 시인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