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시 4

순한 먼지들의 책방

책이름 : 순한 먼지들의 책방지은이 : 정우영펴낸곳 : 창비 시인 정우영(鄭宇泳, 1961- )은 1989년 『민중시』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력詩歷이 35년이 되었다. 『순한 먼지들의 책방』은 다섯 번째 시집이었다. 평균 7년에 시집 한 권을 상재하는 과작의 시인이었다. 나에게 『집이 떠나갔다』(창비, 2005), 『살구꽃 그림자』(실천문학사, 2010)에 이어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었다.4부에 나뉘어 57편이 실렸다. 시인 진은영은 추천사에서 시인을 “영원하고 순한 사랑을 믿는 이”라고 했다. 문학평론가 소종민은 해설 「고요하고 낮고 자잘한 생명의 거처」에서 “고향으로, 흙으로, 나무와 꽃으로, 아스라한 기억으로, 그을음이나 실금 같은 것으로, 나풀거리거나 미약하거나 금세 없어지는 ..

니들의 시간

책이름 : 니들의 시간지은이 : 김해자펴낸곳 : 창비 『해자네 점집』(걷는사람, 2018), 『無花果는 없다』(실천문학사, 2001)에 이어 나의 손에 들린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었다. 앞의 두 권은 군립도서관에서 대여했고, 『니들의 시간』(창비, 2013)은 온라인서적에 구입했다. 한국 민중시의 도도한 물결을 이어간다는 시인에게 나는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시인은 문단에 나온 이래 한결 같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은 4부에 나뉘어 56편이 실렸고, 문학평론가 송종원은 해설 「사람의 필요」에서 “자신의 삶을 작품에 함께 걸어두고 읽게 하는, 두 눈을 뜨고 읽게 된다. 한 눈은 작품에, 다른 한 눈은 자신의 삶에 두고 읽는 시집”(129-130쪽)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사랑노래

책이름 : 가난한 사랑노래지은이 : 신경림펴낸곳 : 실천문학사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 두 점을 치는 소리 /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 이..

農舞

책이름 : 농무지은이 : 신경림펴낸곳 : 창비 본도인 강화도에 한달에 한번 꼴로 나간다. 매번 객선을 타면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다. 주문도에 생활한 지가 오래지 않았을 무렵에는 하잘것 없는 낭만적 감상으로 난간에 기대 주변 섬들의 풍광을 맛보는 것도 그런대로 괜찮고, 주민들과 인사치레 차 대화로 시간을 때우거나, 아니면 들어오는 배는 포구 가게에서 술을 사 친분있는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것으로 무료한 시간을 때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이 시들해지고, 나는 객실바닥에 편한 자세로 등을 대고 누워 책을 잡거나, 전날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로 모자란 잠을 보충했다. 하지만 휴대하기 불편한 양장본 책은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시집이었다. 시집과는 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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