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4

엄마의 런닝구

책이름 : 엄마의 런닝구 엮은이 : 한국글쓰기연구회 펴낸곳 : 보리 어린이 시모음집을 엮은 〈한국글쓰기연구회〉는 1983년 8월 20일 47명의 초·중·고·대 선생님들이 첫 모임을 가지면서 창립하였다. 모임의 첫 회장은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이었다. 선생은 모임의 목표를 ‘삶을 가꾸는 교육’이라고 했다. 이는 아이들에게 삶을 바로 보고 정직하게 쓰는 가운데서 사람다운 마음을 가지게 하고, 생각을 깊게 하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하는 교육을 말했다. 모임은 정회원 150명, 일반회원이 900명에 이르렀고, 회보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의 발행부수는 1500부다. 연구회는 2006년 6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표지그림은 옛 그림 민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일곱 개의 나뭇가지에 이파리가 빼곡한데 새 ..

콩밭에서

책이름 : 콩밭에서 지은이 : 박형진 펴낸곳 : 보리 나의 책장에는 묵은 시집이 몇 권 있다. 그중 한권이 박형진의 ‘바구니 속 감자싹은 시들어가고’다. 새삼 시집을 뒤적거린다. ‘94년도에 출간되었다. 가격이 착하다. 3,000원이다. 출판사는 창작과비평사다. 시인의 산문집이 시집과 어깨를 겯고 있다. ’모항 막걸리집의 안주는 사람 씹는 맛이제‘로 2003년에 디새집에서 출간했다. 그리고 나는 따끈따끈한 시집 ’콩밭에서‘를 펼쳤다. 그러고 보니 10년 주기로 농부시인의 글을 손에 잡았다. 산문집 뒷표지 표사는 변산공동체 대표 윤구병이다. 하지만 농부철학자 윤구병은 몇 년 전 변산에서 서울로 터를 옮겼다. 변산공동체와 나는 인연이 닿을 뻔 했다. 90년대 중반. 구로 공장에서 떨려나, 하릴없이 백수로 지..

찬바람을 이긴 푸른 새싹은?

밭을 둘러 싼 낮은 능선의 침엽수 잎색은 탁합니다. 키작은 관목 활엽수림은 벌써 잎사귀를 떨구었습니다. 밭둑의 잡풀은 억센 대궁만 찬 바람에 몸을 흔듭니다. 성큼 초겨울이 다가왔고, 휘파람 소리를 내며 바람이 땅바닥을 할퀴고 있습니다. 시절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밭 가득 푸른 새싹이 눈을 시원하게 만듭니다. 녀석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먼저 고인이 된 왕회장이 떠오릅니다. 막장까지 간 자본주의 ‘신자유주의’로 세상은 고통의 신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이 땅 산업화·근대화를 이끈 전설답게 요즘 그가 미디어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 대 99, 양극화의 심화, FTA 등등. 가난하여 약한 자들이여 힘들다고 아우성치지 말고, 어떤 역경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초인적인 의지와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세계 10대 경..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책이름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지은이 : 헬렌 니어링 옮긴이 : 이석태 펴낸곳 : 보리 책씻이를 한 후 감동이 큰 책은 쉽게 되새김글에 매달릴 수 없다. 그 여운의 물결이 거센지라 온 몸으로 느껴지는 감동을 묵묵히 받아낸 후에야 간신히 자판을 두드릴 수 있다. 나처럼 천박이 극에 달한 이 땅에서 일엽편주처럼 흔들린 삶의 당사자는 몸에 와닿는 파동이 더욱 클 것이다. 책을 손에서 놓은 지 벌써 사나흘이 되어간다. 10여년전 '오래된 미래'를 잡았을 때의 벅찬 감격에 버금가는 충격이었다. 그러기에 옮긴이가 이 책을 만나 번역하게 된 인연도 그럴듯하다. 하긴 이석태는 번역판에서도 생소한 인물로 변호사다. 90년대 중반 격월간지 '녹색평론'에서 헬렌 니어링의 짧은 대담 기사를 접하고는 삶을 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