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지도 위의 붉은 선
지은이 : 페데리코 람피니
옮긴이 : 김정하
펴낸곳 : 갈라파고스
페데리코 람피니(Federico Rampini)는 지정학적 지식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현대 국제정세의 흐름을 분석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저널리스트다. 『지도 위의 붉은 선』은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세계지도 위에 붉은 선과 농담으로 한 국가의 세력판도를 나타냈다. 부제는 ‘지도가 말하는 사람, 국경, 역사 그 운명의 선을 따라나서는 지정학 여행’ 이었다. 저자는 지리상에 대한 특별한 관심, 해외특파원으로 지내며 쓴 일기, 취재를 통한 보고 기사, 타국 지도자를 수행한 경험, 국제정상회담 등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겉으로 드러난 현상의 이면을 통찰했다.
책의 구성은 주한이탈리아문화원원장 미켈라 린다 마그리의 |추천의 말|과 서론, 본문을 이루는 13개의 챕터, |감사의 말|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 - 감사와 조언을 담아」로 마무리를 삼았다. 내가 잡은 책은 2022년 4월 1판1쇄였다. 출간되자마자 군립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몇 달이 지나 새로 문을 연 도서관에 책이 들어왔다. 제법 두꺼운 560쪽의 책은 믿고 찾는 출판사 《갈라파고스》에서 펴냈다.
「미국제국은 몰락하고 있는가?」의 붉은 선 지도는 전 세계 미국의 주요 해군기지였다. 그 기지들을 붉은 선으로 이으면 미국의 세력판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미국은 군사력에서 아래 7위까지 국가들보다 더 많은 예산을 사용한다. 미국제국을 유지하는 군사력의 바탕은 경제력이다. 「서양은 중국을 죽이고 있는가?」의 붉은 선 지도는 신실크로드의 육로와 해로를 나타냈다. 오늘날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제시한 제국주의적 실체를 밝혔다. 신실크로드에 대한 투자는 세계 인구의 62%가 살고 있는 65개 국가에서 이미 1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전 세계 총 인구 생산액의 1/3을 넘어선 것이다.
「유럽의 심장 독일, 그리고 지도에서 드러난 영원한 혁명」의 붉은 선 지도는 6개의 지도가 그려졌다. 신성로마제국의 962년 성립 당시의 최대 판도. 1806년 해체 당시의 신성로마제국. 1871년 독일제국. 게르마니아, 1942년 제3제국 기간에 군사행정명령에 속한 영토와 시민행정에 속한 영토. 동・서독 두 개의 독일. 통일된 현재의 독일. 독일은 1871년 이전의 수많은 군소 국가들로부터 제1제국 또는 제3제국(나치독일)에 이를 때까지, 수많은 지역 규모의 권력들에서 대륙의 제국으로 도약했다. 1871년 당시 베르사이유 궁전의 거울의 방에서 제2제국이 선포되던 당시 독일의 정체성은 거의 40여 개국으로 분열되어 있었다.
「러시아는 결코 크지 않다」의 붉은 선 지도는 소련 연방과 현現 러시아의 영토를 비교할 수 있는 2개의 지도였다. 과거 차르 체제와 현 러시아 대통령 푸틴간의 연속성에 주목했다. 16세기 공포의 이반 대제로부터 시작한 러시아는 500년 동안 하루에 130제곱킬로미터의 평균속도로 영토를 확장해 지구 면적의 1/6에 해당하는 영토를 차지했다. 소련의 해체로 많은 공화국의 성립은 유럽연합보다 더 많은 면적 500만제곱킬로미터의 영토가 떨어져나갔다. 국가의 복합적인 열등감과 불안감 속에서 러시아는 새로운 확장 가능성으로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인도의 희망은 어떻게 되었나」의 붉은 선 지도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의 인도와 오늘날의 인도 2개의 지도였다. 인도의 독립은 피로 물들었다. 이슬람 신정정치국가 파키스탄이 분열되면서 1947년 8월 독립을 한 해 앞두고 잔혹하기 그지없는 인종청소의 봉기와 살인, 학살이 자행되었다. 참혹한 비극은 100만 명의 사망자와 1,100만 명의 난민이 같은 종교를 믿는 안전한 지역으로 피신하는 끝없는 탈출로 이어졌다.
「돈이 많을수록 자유는 축소된다? 동남아시아의 멀고 먼 행복」은 1960년대, 1980년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 부포를 나타낸 2개의 지도였다. 동남아시아는 경제발전으로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고 있지만 인권의 붉은 선은 축소되고 있다. 「바티칸, 최후의 소프트파워」의 붉은 선 지도는 기독교 선교 활동의 세계 분포와 가톨릭이 다수인 국가들 2개의 지도였다. 21세기 현재 강대국들의 지리는 가톨릭교회를 포함하지만 현실정치 지지자들은 비무장 종교 세력의 소프트파워에 회의하고 있다.
「이민과 정체성, 지중해에 함몰된 이탈리아」의 붉은 선 지도는 생겐조약의 유럽과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세워진 새로운 국경선들, 유럽을 목적지로 하는 이민의 주요 경로들 2개의 지도였다. 「우파에 투표하는 서민들, 둘로 나뉘는 세계」의 붉은 선 지도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이 승리한 주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지지자들이 승리한 선거구들, 2017년 10월 독일 선거에서 우파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전체 투표수의 15% 이상을 획득한 지역들 3개의 지도였다.
「민주정치의 가변적 경계들」의 붉은 선 지도는 1996년의 정치권력, 1993년의 정치체제, 2015년의 정치체제를 나타내는 3개의 지도였다. 붉은 색이 짙은 국가일수록 민주주의가 지배적인 지역이다.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자리」의 붉은 선 지도는 전 세계의 인터넷 보급률,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를 나타낸 인터넷과 검열의 2개의 지도였다. 「기후가 변하면 지도는 변한다」는 1979년과 2016년 북극 빙하의 범위를 비교할 수 있는 2개의 지도였다. 「바다는 갈라진 사람들을 합쳐준다」는 이탈리아 포도주의 주요 수입국 지도였다. 마지막 챕터의 소제목은 친퀘레테의 카모글리와 장프루투오스의 왕복증기선 선원의 티셔츠에 적힌 슬로건이었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묵자가 필요한 시간 (0) | 2023.02.16 |
---|---|
동백꽃 지다 (0) | 2023.02.15 |
강릉, 프라하, 함흥 (0) | 2023.02.13 |
숲을 그리는 마음 (0) | 2023.02.10 |
우리 옛지도와 그 아름다움 (0) | 2023.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