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쇠똥마을 가는 길
지은이 : 이호신
펴낸곳 : 열림원
20여 년 저쪽에 잡았던, 한국화가 현석玄石 이호신(李鎬信, 1957- )의 책들을 다시 읽고 있다. 네 번째 책이었다. 『쇠똥마을 가는 길』은 탄자니아 한국대사 안효승 부부의 초청으로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50여 일간의 여정을 수묵화에 담았다. 1998년 동강 기행 때 화가는 한 외교관의 부인과 인연이 닿았다. 인사동 학고재 화랑 개인전에 그가 방문했고, 화가는 작품을 기증했다. 남편이 탄자니아 한국대사로 발령이 나고, 외교관 부부는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수묵화 작품전을 기획했다.
탄자니아 합중국(United Republic of Tanzania)은 인구 67,438,106명(2023년 추계), 수도는 도도마(Dodoma), 최대도시는 다르에스살람으로 동아프리카 적도 바로 남쪽에 있는 나라였다. 탄자니아는 1964년 동아프리카 대륙의 탕가니카와 잔지바르가 합병하여 성립했다. '주 탄자니아 한국대사관'은 1992년에 개설했다. 화가가 여장을 2층 대사 집무실에 풀고, 창을 바라보자 짙푸른 인도양 물결이 가득 차올랐다. 낡은 전시장의 탄자니아 국립박물관. 탄자니아 여러 부족의 전통적인 주거 환경을 복원한 민속박물관. 바나나죽에 쇠고기를 넣고 끓인 ‘음토리’․옥수수 가루를 뭉쳐 손으로 뜯어먹은 ‘우갈리’가 전통음식이다.
화가는 마사이족의 마을을 방문했다. 마사이족은 뒤표지그림처럼 가장 화려한 의상과 호전적 삶을 살아온 동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전통부족이다. 오래된 마을은 수십 채의 둥그런 쇠똥집과 초가들이 타원형을 이루었다. 마당은 수년 동안 쌓인 쇠똥이었다.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마시이족 아내들은 집안에서 자고, 남편들은 쇠똥마당에서 잠을 잔다. 표제는 마사이족 쇠똥마을에서 가져왔다. 부족 삶의 전부는 오로지 소와 함께 했다. 쇠똥집, 쇠똥마당, 쇠가죽 옷과 물통, 소젓을 짜고, 쇠고기를 먹었다.
세계 최대의 분화구 응고롱고로는 동서로 19㎞, 남북으로 16㎞, 깊이 600m, 넓이는 264㎢에, 분화구 턱의 표고가 무려 2,300-2,400m였다. 서울 면적의 반 정도되는 넓이에 분화구는 백두산 천지의 약 30배에 달했다. 동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동물이 살고 있는 ‘끝없는 평원’이라는 의미의 세렝게티는 넓이가 1만4천763㎢로 강원도 넓이의 대평원이다. 올두바이 협곡은 동부 아프리카 초기 인류의 고향이다. 메리 리키와 루이스 리키 부부는 초기 인류 화석 발굴에 평생을 바쳤다. 마콘데 조각은 검은 나무 흑단을 그대로 이용한 조형 감각이 탁월했다.
흑인들에게 이별과 죽음의 땅이었던 바가모요. 다르에스살람 ‘늄바야 사나’ 아트센터. 전통시장 가리야쿠의 토속민예품. 드디어 화가의 발길은 아프리카 최고봉 킬로만자로로 향했다. ‘언덕이 빛난다’라는 뜻의 킬로만자로는 ‘시라봉․키보봉․마웬지봉’의 세 봉우리가 있다. 그중 중앙의 키보봉의 우흐르파크가 5,895m로 가장 높다. 하지만 화가는 풍토병 말라리아로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탄자니아 기념일 ‘사바사바’(7월7일)에 매년 열리는 국제무역박람회. 아주 낡은 가옥이 밀집된 무아나야말라 마을.
짙푸른 물결의 고혹적인 인도양의 보석 ‘검은 해안’이라는 뜻의 잔지바르는 노예무역으로 번성했던 섬이었다.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등지에서 잡힌 노예는 잔지바르 섬에 집결되어 아랍과 유럽, 미국 대륙으로 팔려나갔다. 그 수는 매년 5만 명에 이르렀다. 화가의 탄자니아 여정은 다르에스살람 국립박물관에서 해외 첫 개인 작품전을 열었다. 마지막 장은 아프리카에서 띄운 그림편지로 아들 두영, 아내 水仁, 누이동생 경희에게 보내는 화가의 애틋한 마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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