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생명의 도약

대빈창 2024. 5. 10. 07:00

 

책이름 : 생명의 도약

지은이 : 닉 레인

옮긴이 : 김정은

펴낸곳 : 글항아리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생화학자 닉 레인(Nick Lane)의 책을 연속해서 잡았다. 『바이털 퀘스천Vital Question』이 최초 생명의 탄생, 에너지와 진화를 통한 복잡한 생명체의 기원을 밝혔다면, 『생명의 도약』은 진화론의 첨단 과학이 거둔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담긴 신비를 풀어냈다. 닉 레인은 생물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지구 전체에 큰 변화를 몰고 왔으며,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 산물로서 상징성을 갖춘 열 가지를 꼽았다.

1장 ‘생명의 기원’, 염기성 열수분출공에서 지구 생명체의 탄생. 최초의 보편적 공통조상LUCA은 독립생활을 하는 세포가 아니었다. 무기세포가 미로처럼 얽힌 암석으로, 그 벽은 촉매작용을 하는 철․황․구리로 이루어졌다. 천연 양성자 기울기에 의해 에너지를 얻었다. 최초의 생명은 복잡한 분자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공석 암석.

2장 ‘DNA’, 이중나선 구조 DNA는 유전물질로 일부 바이러스를 제외한 인간에서 아메바, 버섯에서 세균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정보가 암호화. 열수분출공에서 무기세포와 RNA․DNA가 저절로 만들어졌다. RNA는 유전물질․생체 반응의 촉매. DNA는 생명의 특성인 자가복제. 물리학자 가모브는 아미노산의 암호과 과정을 수학적으로 설명한 가설을 제시.

3장 ‘광합성’은 태양 광선을 에너지로 삼아 이산화탄소와 물로 유기물을 만드는 것. 호흡은 반대 과정으로 유기물(음식물)을 태울 때, 이산화탄소와 물을 공기 중으로 배출. 지구는 산소가 풍부한 행성으로 변모. 엽록체 속에 저마다 독립된 DNA 고리가 있는 것은 세균의 후손으로 10억 년 전의 남조세균.

4장 ‘진핵세포eukaryote’, 진핵세포의 부피는 세균보다 평균 1만-10만배나 크다. 고세균은 형태․습성이 세균과 비슷하지만 DNA의 단백질을 다루는 방식에서는 진핵세포와 비슷한 특성을 나타낸다. 오늘날 알려진 모든 진핵세포는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거나 한때 가지고 있었다.진핵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엽록체는 원핵세포로부터 진화한 공생설.

5장 ‘성’, 암수로 나뉘어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는 유성생식은 좋은 유전자의 조합을 한데 모으고 나쁜 유전자의 조합은 제거해 개체군을 이롭게 한다. 크고 복잡한 생명체에서 돌연변이로 인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기생충과의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혁신적인 특성을 한데 합치는 능력.

6장 ‘운동’, 한곳에 붙박이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큰 충격을 막아줄 완충장치가 없다. 페름기 대멸종 이후 계속 증가한 움직이는 동물들은 생명의 모습을 바뀌었다.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긴 운동성이 식물과 동물 사이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었다. 포식이라는 새로운 생활방식이 형성되었고 더욱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

7장 ‘시각’, 전체 동물종의 95퍼센트가 눈을 갖고 있다. 눈의 발달은 큰 수정체, 넓은 망막, 정보를 해석하는 뇌가 있어야 한다. 인간의 수정체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크리스탈린crystallin은 구조단백질도 아니고, 수정체에만 특별히 들어있는 단백질도 아니다. 자연선택의 임시변통적 접근에 대한 예측의 적중. 조류藻類 볼복스Volvox의 로돕신이 유전자의 전체구조에서도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 옵신 사이의 오랜 연관성이 드러났다. 모든 동물 눈의 조상은 광합성을 하는 녹색말일 가능성이 크다.

8장 ‘온혈성’, 공룡이 뜨거운 피를 가진 재빠른 포식자인지, 느릿느릿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도마뱀이었는지는 아직 격렬한 논쟁 중. 온혈동물이 냉혈동물보다 훨씬 지구력stamina이 좋고, 10배 정도 호기성 용량이 더 크다. 온혈동물은 엄청난 양의 산소를 소비하는데, 열을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9장 ‘의식’, 인간이 이룩한 업적의 바탕은 의식이다. 공통의 가치․지각이나 감정(사랑․슬픔․외로움․희망)같은 무언의 감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사회나 언어는 상상하기 어렵다. 감정이란 결국 하나의 신경구조이며, 물질의 근본적인 특징은 아니다. 감정은 신경의 암호다. 수억, 수천만 세대에 걸쳐 만들어진 풍부하고 역동적인 의미를 지닌 암호.

10장 ‘죽음’, 죽음이 없으면 당연히 진화도 없다. 생존의 차이가 없으면 자연선택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하루에 수십 억 개의 세포가 바뀌는데도 수십 년 동안 체중과 체형을 일정하게 유지. 인간의 노화는 단순히 이 균형을 잃는 것이다.

경이로운 생명의 독창성을 담은 책에 매트 리들리는 경이로운 찬사를 보냈다. “만약 찰스 다윈이 무덤에서 튀어나온다면, 나는 오늘날의 진화론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이 멋진 책을 그에게 안겨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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