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사진의 이해
지은이 : 존 버거
엮은이 : 제프 다이어
옮긴이 : 김현우
펴낸곳 : 열화당
미술평론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작가, 사회비평가... 존 버거(John Berger, 1926-2017)는 다방면에 걸쳐 글쓰기를 한 작가였다. 미술평론 『다른 방식으로 보기』, 사진 복사PHOTOCOPIES 산문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소설 『킹―거리의 이야기』, 『 A가 X에게』에 이어 나에게 다섯 번째 책이었다. 『사진의 이해』는 1967-2007년까지 40년 동안 쓰인 존 버거의 사진 에세이들을, 작가 제프 다이어(Geoff Dyer)가 묶었다.
존 버거의 다른 책에 실렸던 글들과 전시회를 위해 썼던 글들, 도록의 서문이나 후기에서 책으로 묶이지 않았던 글을 모았다. 스물네 편의 이야기가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되었다. 1.제국주의 이미지. 체 게바라의 사체를 내려다보는 볼리비아군 장교와 기자들, 1967년 10월. 사진은 볼리비아 작은 마을 바예그란데의 마구간 시멘트 여물통에 걸쳐 놓은 들것 위의 체 게바라의 사체. 렘브란트 판 레인,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수업〉1632년. 안드레아 만테냐, 〈죽은 그리스도를 애도함〉1480년경. 과 비교.
2.사진의 이해.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사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 우리를 향하고 있는 무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35쪽) 3.포토몽타주의 정치적 활용. 존 하트필드(John Heartfield, 1891-1968), 〈히틀러식 경례의 의미〉『Arbeiter Illustrierte Zeitung』(1932년 10월 16일) 표지. 작품의 메시지는 히틀러가 거대 산업체의 지지와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히틀러의 카리스마 넘치는 동작에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던 어떤 의미가 박탈되고 있다.
4.고통의 사진. 전쟁에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적인 기회가 없는 우리, 거기에 맞춰 행동하는 것만이 사진이 보여 준 것에 대한 효과적인 반응. 5.신사 정장과 사진. 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 1876-1964), 〈젊은 농부들〉1914년. 〈시골 악단〉1913년. 〈도시 선교사들〉1913년경. 6.폴 스트랜드(Paul Strand)의 작품들을 집대성한 두 권의 회고작품집. 〈버몬트 주의 베넷 씨〉1944년. 7.사진의 활용.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 드미트리 발테르만츠, 〈슬픔〉 1942년 1월.
8.외양들. 〈말과 함께 선 남자〉. 〈베를린 오페른플라츠에서 모여 신문과 책을 태우는 나치병사와 학생들〉1933년 5월 10일. 앙드레 케르테스, 〈떠나는 적군 경기병〉1919년 6월. 앙드레 케르테스, 〈잠든 청년〉1912년 5월 25일. 앙드레 케르테스, 〈친구〉1917년 9월 3일. 앙드레 케르테스, 〈연인 〉1915년 5월 15일. ‘사진은 외양들을 번역하지 않는다. 사진은 외양들에서 인용한다.’(82쪽) 9.이야기들. 사진에 서사양식이 있다면 영화와는 정반대다. 사진은 회상적이고, 사진을 보면 사람들은 거기 있었던 것을 찾는다.
책의 후반부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사진가들, 활발하게 활동하는 노년의 사진가들,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젊은 사진가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마르케타 루스카초바(Markéta Luskačová)의 『순례자』, 〈잠든 순례자〉1968년. 유진 스미스(W. Eugene Gmith), 〈사이판 산악지역에서 미군에 의해 발견된 죽어가는 아기〉1944년 6월. 크리스 칼립(Chris Killip)의 사진집 『현행범In Flagrante』, 〈벽에 기대앉은 젊은이〉1976년. 닉 와플링턴(Nick Waplington)의 사진들 『거실Living Room』. 앙드레 케르테스(Andre Kertesz)의 사진집 『읽기에 관하여On Reading』에 실린 육십 장의 사진. 〈무제(옥상에서 일광욕을 하며 책을 읽는 여인)〉1964년.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 ‘사진은 끊임없이 바라보는 행위에서 나오는 특정한 순간과 그 영원함을 잡아내는 자발적 충동’(157쪽). 마르틴 프랑크, 카부르, 칼바도스, 1985년. 간난 아기를 들여다보는 세 할머니들. 존 버거가 실물 크기의 앵그르지에 목탁으로 그린 장 모르의 드로잉. 세바스치앙 살가두(Sebastiao Saigado)의 최근 사진집 『이주Migration』. 〈르완다의 투치족과 후투족 난민을 위한 베나코 캠프 개장일〉1994년. 모이라 페랄타(Moyra Peralta)의 사진집 『나의 보이지 않는Nearly Invisible』.
카르티에-브레송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사진으로 찍었고, 그것이 사진에 드러났을 때 보이는 것 이상이었다. 마르크 트리비에(Marc Trivier)의 『실낙원Paradise Lost』, 『나의 아름다운』. 〈무제〉1989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아네트’〉1989년. 이트카 한즐보바(Jitka Hanzlová)의 『숲』. 〈무제〉 ‘숲’ 연작 중에서 2000-2005년. 아흘람 시블리(Ahlam Shibli)의 『정찰병Tracker』의 여든다섯 장의 사진. 〈무제〉 ‘정찰병’ 연작 57번, 2005년.
1970년대 마흔을 넘긴 존 버거는 명성이 자자할 때, 돌연 알프스 기슭의 산악 마을 프랑스 캐시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40여년을 산골마을 농부로 살다 생을 마쳤다. 존 버거는 21세기가 되면 살아질 농민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떤 대상에 대해 쓰려면 그들과 똑같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마르크즈주의자 존 버거의 미학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사회적 권리를 알고, 주장할 수 있게 도움 혹은 용기를 주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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