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생태농업이란 무엇인가
엮은이 : 전국귀농운동본부
펴낸곳 : 들녘
북극권은 면적 4000만㎢로 지구 표면의 8%, 육지 면적의 15%.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 미발견 석유와 가스량의 1/4(4120억 배럴), 2조4100㎢의 메탄가스, 가스 하이드레이트, 니켈, 구리, 아연, 우라늄, 다이아몬드의 매장자원. 명태, 대구, 연어, 청어, 고등어 등 어족자원은 전 세계 수산물의 37%를 생산. 북극해에 매장된 에너지와 어족 자원의 경제 추정가치는 약 13조6415억 달러로 한국의 국내 총생산(GDP)의 14배에 달한다. 더군다나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북극해를 통한 항로는 기존의 24일을 14일로 줄일 수 있다. 향후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의 70%가 븍극 항로를 이용할 것이다. 북극 관련 국제협의체인 ‘북극이사회’의 영구 옵서버 국가가 된 것을 축하하는 한 보수언론의 구체적 통계수치다. 한국이 2002년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니알슨에 북극 연구를 위한 다산과학기지를 세계 12번째로 세운 이래 일대 쾌거라고 이 땅을 쥐락펴락하는 별 세개를 단 다국적기업이 운영하는 신문사가 침을 튀겼다. ‘세상의 끝 미지의 땅, 마지막 기회의 땅’에서 일군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승전보(?)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얼음과 눈의 나라로 영 쓸모없는 동토가 갑자기 노다지로 변했단 말인가. 자본주의 시스템에 중독된 인류는 자기 꼬리를 삼키는 뱀처럼 자신의 발밑을 찍을 수 밖에 없는지 모른다. 선진 열강이 눈동자에 시뻘겋게 핏발을 세우고 덤벼드는 이유는 한가지였다. 그렇다. 단 두세기에 걸쳐 화석연료를 마구 소비하여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녹은 것이다. 확실히 인간은 경제동물이었다. 마지막 기회의 땅을 모두 파먹으면 호모 사피엔스는 어디로 갈 것인가. 지금 인류가 향하는 길은 ‘예정된 운명’으로 희망이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사회는 의식주를 석유로 해결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밥상은 석유가 70%가 넘게 들어갔다. 오일피크가 고작 30년 안에 들이닥칠 것이라고 에너지 학자들은 경고했다. 이 책은 석유에 기대지 않고 자연의 힘을 빌어 짓는 바른 농사인 생태농업의 백과사전이다. 생태농업의 유기농법은 자연과의 공생, 자연과 작물과 인간의 순환관계, 전통 농법의 복원을 추구한다. 생태농법으로 유기순환농법, 무경운 농사, 무비닐 농사, 무투입 농법, 혼작, 지렁이 농법, 그린음악 농법, 미생물 농법, 토종씨앗 농사의 방법이 소개되었다. 하늘의 기운을 살피는 벼농사 故 강대인, 탈석유 농업으로 네 가족을 자급자족하는 추성수, 무비닐 농사 연상준, 토종 씨앗을 살리는 전여농, 돌려짓기의 전통 농법으로 짓는 참외농사 최진국씨 등 생태 농업을 모색하는 농부들의 도전과 노력이 눈물겹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나는 빌 모리슨의 ‘퍼머컬처’농법에서 고개를 갸웃 거렸다. 닭을 중심으로 한 농장시스템에서 닭을 풀어 이로운 점으로 해충을 먹고, 땅을 헤집고, 닭똥이라는 퇴비를 주고, 알과 고기를 사람에게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수원에 풀어놓은 닭을 맹금류가 가만히 놔둘까. 내가 살고 있는 주문도는 야외 닭장은 폐그물로 지붕을 엮을 수밖에 없다. 한눈을 팔면 닭은 솔개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제초는 유기농법에서 제일로 힘든 일이며 유기농사의 성공을 좌우하는 관건이다.(17쪽)’ 그렇다. 이웃 섬 볼음도는 유기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다. 55만평 중 무려 40만평이 우렁이농법이다. 왕우렁이의 엄청난 산란과 식욕을 이용한 유기 벼농사가 10년을 넘어섰다. 농부들은 말한다. 우렁이로 잡초를 잡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해충이 문제였다. 작년에는 벼 애나방이, 올해는 벼 잎벌레가 벼포기가 하얗도록 갉아 먹었다. 눈뜨고 빤히 당해야하는 농부들의 심정은 어떨까. 그것은 친환경 약제의 가격이 너무 비싸 살포할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제재 한 병으로 300평을 뿌리는데 가격이 만원이다. 논에 돈을 쏟아 붓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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