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엮은이 : 문학의숲 편집부
펴낸곳 : 문학의 숲
월든 /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 오래된 미래 / 무탄드 메시지 / 성장을 멈춰라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 나무를 심은 사람 / 끝없는 여정 / 행복의 정복 / 슬로 라이프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핀드혼 농장 이야기 / 비노바 바베 / 여기에 사는 즐거움 / 걷기 예찬 /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 그리스인 조르바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승려와 철학자 /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 짚 한 오라기의 혁명 / 닥터 노먼 베쑨 /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 단순한 기쁨 /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식물의 정신세계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할아버지의 기도 /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의 대지 / 침묵의 봄 / 죽음의 수용소에서 /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 용서 / 사막별 여행자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 가지 /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공유지의 비극 / 숨어 사는 즐거움 / 암베드카르 / 풍요로운 가난 / 붙타 석가모니 / 가비오따스 / 육식의 종말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녹색평론 / 희망의 이유 / NOW -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이 책에 나오는 50권을 차례대로 제목만 나열했다. ‘문학의숲’ 편집부는 법정스님이 생전 법회나 글에서 언급한 300여권의 책 중에서 2년여에 걸쳐 스님과 대화하며 추린 50권이라고 했다. 대략 반 정도의 책이 나의 손을 탔거나 책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 이 시대의 종말을 경고하는 환경생태 서적들이다. 이중 ‘자신의 직업에 투철한 사명감과 열정을 쏟고 있는 주인공이 삶의 전류처럼 우리 가슴 속에 전해 온다.(225쪽)’고 법정스님이 표사를 쓴 닥터 노먼 베쑨을 나는 가장 먼저 읽었다. ‘세균이든 사회체제이든 인간의 정신과 생명을 좀 먹는 것이라면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온 몸으로 맞섰던 휴머니스트 노먼 베쑨(225쪽)'의 평전은 1991년 12월 이 땅에 처음 출간되었다. 그때 나는 안산공단의 한 화학약품 공장의 신출내기 노동자였다. 잔업을 마치고 지하방에 들어서면 전기밥통의 누렇게 굳은 밥으로 허기를 채우며, 한 손에 큰 의사의 평전을 펼쳐 들었다. 책씻이를 하고 나는 와타나베 쇼코의 ’불타 석가모니‘와 피에르 신부의 ’단순한 기쁨‘ 두 권을 손에 넣었다.
‘강원도 산중 오두막 생활 중에서 가장 행복한 때를 들라면 읽고 싶은 책을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읽고 있을 때(10쪽)’라고 법정스님은 말했다. 작은 외딴 섬 주문도에서 삶터를 꾸린 큰 기쁨 중의 하나가 창문 가득 밀려드는 바다에 한눈을 팔며 책을 읽는 것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섬으로 들어오긴 전 김포 들녘 한가운데 자리 잡은 평야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우리 집은 낮으막한 언덕 꼭대기로 사랑방이 내 방이었는데 코앞에 이층 마을 회관이 떡 버티고 모든 시야를 가로 막았다. 더군다나 회관은 사시사철 마을 남정네들의 사랑방으로 고스톱이나 마작 판이 벌어졌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성방가의 술판으로 이어졌다. 나는 책을 펼쳤다가도 이내 도리질을 치며 신발을 꿰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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