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 뾰 뾰 뾰 뾰 뾰 ······.”
근거리의 녀석이 지저귑니다. 다급한 지저귐은 전염병돌 듯 소수의 무리로 번집니다. 위험함 물체가 나타났으니 조심하라는 경계신호인 듯합니다. 가장 가까운 녀석의 날개짓을 신호로 무리가 날아올랐습니다. 녀석들은 수면을 미끄러지듯 낮게 날아 한 바퀴 선회하고 저만치 내려앉습니다. 사리 물때 제방 가까이 밀려드는 물결을 따라 노니는 녀석들을 아침저녁 산책길에서 만납니다. 조금 물때 녀석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 끄트머리에서 먹이활동에 분주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녀석들을 도요새로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분류는 도요목 검은머리물떼새과의 조류로 정확한 이름은 검은머리물떼새(oystercathcer)입니다. 몸길이는 약 45㎝이고, 날개 길이는 23 ~ 28㎝입니다. 하구나 해안 간석지에 살며 조개·갯지렁이·지렁이·작은 물고기·게 따위를 잡아먹습니다. 특히 나이프같은 얇은 부리를 이용하여 조개나 굴 따위의 껍질 속으로 집어넣어 속살을 파먹는다고 합니다. 한반도는 시베리아 북동부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는 겨울새로 알려졌습니다. 그후 1973년 관음도량 보문사로 유명한 석모도 앞바다의 무인도인 대송도(大松島)에서 산란한 알이 발견되어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번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녀석들은 천연기념물 제326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대빈창의 진객이었습니다. 몸치장은 아이들의 그림처럼 원색의 단순한 검정, 하양, 주황 3가지 색깔입니다. 그러기에 녀석들의 날개짓은 애니메이션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몸 빛깔은 윗면과 이마와 목이 검정이고, 아랫면은 희고, 부리와 다리는 주황색입니다.
사리 물때입니다. 제방 앞까지 물결이 흰 포말을 일으킵니다. 오늘은 여섯 마리가 눈에 뜨였습니다. 녀석들은 물결이 찰랑이는 모래해변에서 먹이 섭식에 여념이 없습니다. 주황색의 긴 부리로 모래 속을 연신 헤집습니다. 보폭을 넓게 발걸음을 빠르게 걷던 저는 발소리를 죽이고 시선은 일부러 딴 데를 향합니다. 녀석들이 고단한 날개짓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뾰 뾰 뾰 뾰 뾰 뾰 ······.”
날아 오른 녀석들은 날개깃이 수면 위를 스치듯 한 바퀴 원을 그리고, 저만치 물결이 찰랑이는 해변에 내려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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