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수피(sufi) 시인 루미의 책 두 권

대빈창 2016. 4. 8. 05:19

 

  

책이름 :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 루미의 우화 모음집

지은이 : 메블라나 젤랄룻딘 루미

옮긴이 : 이현주

펴낸곳 : 샨티 / 아침이슬

 

놀랍지 않은가. 메블라나 젤랄룻딘 루미의 생몰연대는 1207. 9. 30. ~ 1273. 12. 17. 이었다. 21C 서해의 작은 외딴섬에서 13세기 이슬람 수피 시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이. 루미는 아프카니스탄 발크에서 태어나 몽골제국의 침입을 피해 터키 코냐에서 살았다. 시인의 이름은 룸(지금의 터키 아나톨리아)에서 유래되었다. 루미는 천재시인으로 이슬람 신비주의 단체 메블레비 수도회의 창시자다. 회전춤으로 유명한 수도회는 터키 코냐에 있는데 지금도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함민복 시인의 도움으로 루미를 알게 되었다. 루미의 시집을 잡으면 연유를 얘기하겠다. 두 권의 책은 이현주가 옮겼다. 번역자는 목사이며 동화작가이며 번역문학가다. 나는 진즉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펴낸 단행본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를 잡았었다.

두 책의 원전은 6권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분량의 대서사시 『마드나위』다.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는 144편의 아포리즘을 뽑아 번역하고, 아래에 옮긴이의 느낌과 풀이를 덧붙였다. 해설은 3개다. Coleman Barks의 「루미의 생애」와 Kabir Helminski의 「루미의 유산」과 「루미와 마드나위」다. 『루미의 우화 모음집』은 날카로운 통찰과 번뜩이는 지혜가 담긴 57편의 글을 실었다. 마지막은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의 첫 번째 글이다. 독자가 주의할 것은 사랑받는 이 the Beloved는 하나님(당신)이요, 사랑하는 자 the lover는 인간(나)이다.

 

사랑받는 이가 모든 것이요 / 사랑하는 자는 한낱 베일일 따름. / 사랑받는 이는 살아 계시고 / 사랑하는 자는 죽은 물건이다. / 사랑이 당신의 돌보심을 거두신다면 / 사랑하는 자는 떨어지고 말겠지 / 날개 없는 새처럼. / 사랑받는 이의 빛이 없으면 / 내 어찌 깨어나서 사물을 보겠는가? / 사랑이 이 말씀을 빚어내신다. / 네 가슴 거울이 흐릿하다면 / 표면에 묻은 때가 씻기지 않은 것이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낭화를 심으며  (0) 2016.04.15
루미詩抄  (0) 2016.04.12
HUMAN - 인간  (0) 2016.04.06
산이 좋아 山에 사네  (0) 2016.04.04
나는 너다  (0) 201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