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루미詩抄
지은이 :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옮긴이 : 이현주
펴낸곳 : 늘봄
“함시인, 읽을 만한 시집 한 권 부탁해.”
“노미, 놈. 아무튼 번역은 이현주 목사야.”
이 정도면 검색가능하다. 충분히 찾을 것 같다. 서해의 작은 외딴 섬에 봄의 전령이 손짓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달뜨는 것일까. 이현주 목사와 시인은 충주가 고향이라는 것을 진즉에 알고 있었다. 『사랑 안에서 길을 잃었다』를 찾았다. 아포리즘 모음집이었다. 다시 시집 『루미 詩抄』와 『루미의 우화 모음집』을 손에 넣었다. 여기서 詩抄(시초)는 시를 뽑아서 적는 것을 말한다. 옮긴이 이현주의 다른 책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를 가트에 넣었다.
〈샨티〉, 〈아침이슬〉, 〈늘봄〉. 루미의 책 세 권을 펴낸 출판사다. 샨티(shanti)는 산스크리스트어로 ‘평화’다. 긴 ~ 밤 지새우고 ~ 로 시작되는 〈아침이슬〉은 70년대 운동권 노래다. 얼마 전 모란 마석공원을 찾았다.〈늘봄〉은 통일운동가 문익환의 아호인가? 나의 착각이었다. ‘늦깎이 민주화 운동가’라는 의미로 ‘늦봄’이었다. 부인 박용길 장로의 아호는 ‘봄길’이었다. 나는 불온하다.
루미는 지난 700년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영적 스승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UN 유네스코는 루미 탄생 800 주년을 맞아 2007년을 '세계 루미의 해‘로 선포했다. 루미가 지은 2만6천 여구로 이루어진 『마드나위』는 신비주의의 바이블, 페르시아어로 쓰인 코란으로 불렸다. 유럽과 미국에서 루미의 이름을 딴 재단이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루미는 이슬람 수도사인 수피(sufi)였다.
시집은 4부에 나뉘어 81편이 실렸고, 해설은 옮긴이의 「사랑, 그리고 신을 향한 황홀한 비행」이다. 부제 ‘내가 당신이라고 말하라’는 두 번째 시의 제목이었다. 마지막은 첫 시 「그대의 춤」(10쪽)의 전문이다.
그대 빛에서 사랑하는 법을 익히고
그대 아름다움에서 시를 짓는 법을 배운다
아무도 그대를 보지 못하는
내 가슴속에 숨어 추는 그대의 춤을
나는 가끔 들여다보고, 그것은
이렇게 나의 노래가 된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은 머리 외국인 (0) | 2016.04.18 |
---|---|
금낭화를 심으며 (0) | 2016.04.15 |
수피(sufi) 시인 루미의 책 두 권 (0) | 2016.04.08 |
HUMAN - 인간 (0) | 2016.04.06 |
산이 좋아 山에 사네 (0) | 2016.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