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세상의 도시

대빈창 2016. 7. 4. 07:00

 

 

책이름 : 세상의 도시

지은이 : 피터 윗필드

옮긴이 : 김지현

펴낸곳 : 황소자리

 

책과 사람도 인연이 있다. 234㎜*283㎜. 앨범 크기로 하드커버 양장본이다. 겉보기에 꽤나 부피가 묵직하여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렇다. 나는 책을 손에 넣을 엄두를 못 냈다. 2014년 11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었다. 출판사들은 앞 다투어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싼 양장본들을 세일했다. 서해 작은 외딴섬에 책이 왔다.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창문을 가진 방의 바람벽에 기댄 책장에 자리를 잡았다. 저자 피터 윗필드는 유럽의 지도(地圖) 전문가로 국제지도센터 관장을 역임했다. 책은 64개의 고지도와 그림 150여점이 실렸다. 세계의 도시들이다. 대부분이 유럽과 북미의 도시였다.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는 고작 15개 뿐이었다.

 

테오티우아칸 / 알렉산드리아 / 암스테르담 / 아테네 / 배스 / 베이징 / 베를린 / 베른 / 취리히 / 보스턴 / 브리스틀 / 칼레 / 케임브리지 / 케이프타운 / 시카고 / 쾰른 / 콘스탄티노플 / 쿠스코 / 델리 / 더럼 / 에든버러 / 피렌체 / 고아 / 헬싱괴르 / 이스파한 / 예루살렘 / 카를스루에 / 라사 / 리스본 / 리버플 / 런던 / 룩셈부르크 / 맨체스터 / 만토바 / 마르세유 / 멕시코시티 / 모스크바 / 상트페테르부르크(레닌그라드) / 나가사키 / 나폴리 / 뉴욕 / 옥스퍼드 / 팔마노바 / 파리 / 필라델피아 / 퀘벡 / 뉴올리언스 / 리우데자네이루 / 브라질리아 / 로마 / 사이공(호치민시티) / 세인트앤드루스 / 솔트레이크시티 / 잘츠부르크 / 샌프란시스코 / 산토도밍고 / 서배너 / 세비야 / 스톡홀름 / 시드니 / 탕헤르 / 베네치아 / 빈 / 워싱턴 / 뷔르츠부르크 / 아질리아 / 태양의 도시

 

브라운과 호겐부르그는 1572년에서 1617년까지 총 6권의 『세계의 도시』를 펴냈다. 546개의 도시를 선택해 아름다운 채색으로 도시 전경을 그려냈다. 이 책에 인용된 고지도 중 가장 눈길을 끌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는 어디일까? 터키 아나톨리아의 카탈 후유크다. 8천 년 전 6천여 명의 사람들이 진흙벽돌집을 짓고 살았다. 책은 오래전 사라져 전설로 남은 멕시코의 테오티우아칸에서 시작해 건설하지 못한 꿈의 도시 아질리아와 태양의 도시로 끝을 맺었다.

유럽의 중립국가 스위스와 룩셈부르크는 태생부터 달랐다. 스위스는 언어와 종교가 분열되어 유럽의 갈등에 얽혀들면 살지 못한다는 자각에서 비롯되었다. 룩셈부르크는 유럽의 세력 다툼을 완화하려는 일환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중간에 낀 작은 국가를 독자적으로 성장시켰다. 기원전 332년 알렉산더 대왕은 종교 중심지이자 동부 지중해 해군기지로 알렉산드리아를 세웠다. 고대도시에서 기원이 가장 정확한 도시였다. 여명이 밝아 올 시각 키타큐슈는 짙은 구름에 가렸다. 원폭 투하 조종사는 기수를 나가사키로 향했다. 폭격으로 4만 명이 즉사하고, 인구 1/3이 사라져버렸다. 11대의 선박에 700명의 죄수를 끌고 보터니 만에 닻을 내린 영국의 아서 필립 선장은 북쪽으로 8마일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항을 찾아냈다. 당시 영국 내무장관이던 비스카운트 ‘시드니’에서 이름을 명명했다. 신생국가 미국의 수도는 10년간이나 논쟁을 벌였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게 장소 선정을 위임했다. 워싱턴은 포토맥 강과 애너코스티아 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북쪽 구릉지 숲을 점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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