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 4

풍경의 깊이

책이름 : 풍경의 깊이 지은이 : 강요배 펴낸곳 : 돌베개 『풍경의 깊이』는 ‘제주4・3 항쟁 화가’ 강요배의 글과 그림을 엮은 첫 산문집이다. 187x246㎜ 책판형의 양장본은 화집처럼 장정이 고급스러웠다. 20대부터 60대까지 45년간 각종 전시와 지면에 쓴 글 34편이 3부에 나뉘어 실렸다. 1부 ‘나무가 되는 바람’은 제주도의 대자연 이야기 9편, 2부 ‘동백꽃 지다’는 ‘4・3항쟁’의 역사화를 그리게 된 배경과 금강산・휴전선・몽골초원 기행을 담은 11편, 3부 ‘흘러가네’는 청년기부터 지금까지의 미술에 대한 글 14편을 담았다. 현재-과거-미래를 오가는 구성이었다. 화집을 넘기듯 책장을 넘기면 현대 미술화가의 대표작 120점이 독자의 눈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내가 처음 화가를 접한 그림은 198..

동백꽃 지다

책이름 : 동백꽃 지다그린이 : 강요배말한이 : 증언 34명(정리 김종민)펴낸곳 : 보리 나는 80년대 민중미술을 통해 제주출신 화가 강요배의 그림을 접했다. 그리고 오래전 화가의 이름에 얽힌 아픈 사연을 어느 글에서 읽었다. 화가의 아버지는 제주 4・3 소용돌이에서 이름 때문에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는 현장에 있었다. 토벌군이 김철수!라는 이름을 호명하자 두 명이 일어섰고, 그들은 다짜고짜 그 자리에서 두 명을 총살했다. 화가의 부친은 아들 형제에게 강거배, 강요배라고 지었다. 불문학자였던 화가의 형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제주 4・3 작가 현기영의 산문집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에서 읽었다.정사각형에 가까운 판형의 22.5x26.5㎝의 양장본을 열었다. 화가는 서문 「시간 속에서」에서 말했다. ‘혹 ,..

바다와 술잔

책이름 : 바다와 술잔 지은이 : 현기영 펴낸곳 : 화남 책을 잡는 누구나 쪽빛 표지에서 소설가 현기영(玄基榮, 1941 - )의 고향 제주바다를 떠올렸을 것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나는 현기영을 세 손가락에 꼽았다. 78년 여름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발표된 중편 「순이 삼촌」은 제주 4·3을 다룬 최초의 작품이었다. 소설은 서북청년단 출신 극우 경찰들의 제주 도민을 향한 반인륜적 학살을 민중적 시각에서 고발했다. 중단편소설집 『순이 삼촌』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초판을 찍은 지 한 달 만에 재판을 찍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유신정권의 보복은 졸렬했다. 소설가를 합수사合搜査 지하실로 연행했다. 그들은 잠도 안 재우고 삼일 간 고문하고, 작가를 유치장에 열흘 간 처박았다. 그리고 책을 ..

순이 삼촌

책이름 : 순이 삼촌 지은이 : 현기영 펴낸곳 : 창비 『바다와 술잔』(산문집 / 화남, 2002) 『지상에 숟가락 하나』(장편소설 / 실천문학사, 1999) 가장 존경하는 작가의 책이 두 권밖에 없다니. 주민자치센터 대여용 책의 소설집이 눈에 뜨였다. 반가웠다. 나는 이로서 ‘제주 4·3항쟁의 대표작’인 「순이 삼촌」을 세 번째 잡았다. 첫 번째는 『창작과비평』 영인본을 통해서. 두 번째는 중단편전집 세 권 『순이 삼촌』, 『아스팔트』, 『마지막 테우리』를 통해서. 나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90년대 중반 세 권의 소설집을 잡았다.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아버지」로 등단한 작가의 문학적 불혹을 기념해 창비에서 중단편전집 세 권을 재출간했다. ‘아, 떼죽음당한 마을이 어디 우리 마을 뿐이던가. 이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