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코 4

식물기

책이름 : 식물기지은이 : 호시노 도모유키옮긴이 : 김석희펴낸곳 : 그물코 생태도서출판사 〈그물코〉의 책을 검색하다 만난 소설집이다.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쓰는 작가’를 이렇게 만나다니. 노벨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소설적 후계자로 호시노 도모유키(星野 智幸, 1965- )를 지목하며 한 말이다. 표제 『식물기』를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記를 떠올렸다. 아니다. 죽은 자를 기리는 의미의 忌였다. 소설집은 열한 편의 단편을 담았다. 특이하게 「남은 씨앗―에필로그」가 마지막 작품 앞에 실렸다.소설가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말했다. “다른 생명체를 먹지 않고 살아가는 존재는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9쪽) 「피서하는 나무」는 유리오네 가족은 버려진 강아지를 만난다. ‘오노농’이라 이름..

탈성장 개념어 사전

책이름 : 탈성장 개념어 사전 엮은이 : 자코모 달리사․페데리코 데마리아․요르고스 칼리스 옮긴이 : 강이현 펴낸곳 : 그물코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는 개발독재가 낳은 급속한 경제성장은 독약이 든 성배이었는지 모르겠다.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후발자본주의 체제에 국가사회주의식 군부독재를 더한 세계사적 극한 실험의 현장이었다. 한국 젊은이들의 헬조선(지옥같은 한국), 이생망(이번 생은 망함)의 절망적 냉소는 경제적 부의 총량이 아니라, 분배가 문제라는 것을 가리켰다. 현재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계급 간의 극단적 양극화였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위기였다. 자본주의 체제의 성장에 대한 끝없는 욕구는 경제․사회․환경 위기가 심화되는 악순환이었다. 우파가 떠들어대는..

소 - 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

책이름 : 소 - 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 지은이 : 최수연 펴낸곳 : 그물코 192mm x 250mm. 책 판형이다. 표준전과 크기다. 눈에 익은 보통 책보다 판형이 크다. 46배판이다. 출판사가 그물코다. 생태주의와 생명운동에 관련된 책을 전문으로 펴내는 곳으로 재생용지만 사용한다. 그렇다. 이 판형은 종이의 낭비를 가장 줄이는 사이즈다. 두 가지 종이 크기에서 46전지(788mm x 1090mm)를 16절이나 32절로 접을 수 있다. 겉표지 이미지도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 1세대 책 전문가 북디자이너 정병규의 작품이다. 그는 기획과 제작을 아우르는 한국 최초의 출판 디자이너로 이름이 높다. 가난한 생태주의 출판사에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었다. 미술기법의 하나로 콜라주라는 ..

백성백작

책이름 : 백성백작 지은이 : 후루노 다카오 옮긴이 : 홍순명 펴낸곳 : 그물코 표제를 얼핏 보면 중세 유럽의 계급문제를 다룬 책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를 잇는 작은 點’을 자임하는 그물코가 펴낸 책이지 않은가. 백성百姓과 백작百作이다. 즉 ‘농부는 백가지 일을 하고 백가지 작물을 기른다’는 뜻이다. 벌꿀, 딸기, 달걀, 대나무, 햇오리, 천둥오리, 보리, 감자, 고구마, 토마토, 가지, 피망, 옥수수, 멜론, 수박, 호박, 강낭콩, 오쿠라, 오이, 파, 양배추, 상추, 생강······ 등. 백가지 일에서 주된 일은 ‘오리농법’이다. 지은이 후루노 다카오는 1978년부터 유기농법을 시작한 농부다. 그리고 1988년 천둥오리를 논에 넣어 제초 작업을 하는 오리농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