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이 2

가난은 유지되어야 한다

책이름 : 가난은 유지되어야 한다지은이 : 김사이펴낸곳 : 아시아 『반성하다 그만 둔 날』(실천문학사, 2008)『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창비, 2018)『가난은 유지되어야 한다』(아시아, 2023) 시인 김사이가 펴낸 시집들이다. 시인은 2002년 『시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나는 두 번째 시집은 온라인 서적을 통해 손에 넣었고, 세 번째 시집은 군립도서관에서 대여했다. 시집은 출판사 《아시아》의 한영대역 시선집 시리즈 〈K-포엣〉의 서른두 번째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그동안 노동 현장의 부조리와 그 속에서 이중으로 고통 받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렸다. 시집의 구성이 특이했다. 부 구분없이 29편이 실렸고, 시인노트의 「돌아보다」는 자서시였다. 에세이로 「거기에 바다가 있다」, 시..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책이름 :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지은이 : 김사이펴낸곳 : 창비 구로공단역을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바꾸더니 / 가리봉역을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바꿨다 / 구로, 공단, 가리봉 이 거리에 / 이십여년 내 삶의 흔적이 지워졌다 / 성장통이 담긴 내 청춘의 시들이 / 정처가 없이 헤맨다 (「탈 탈」, 1연) 가난이 쉰내 나도록 뭉쳐 버티는 벌집촌 / 골목 귀퉁이에 나란히 선 / 전봇대와 가로등 / 이른 밤 슈퍼도 문을 닫고 / 귀청을 뜯는 악다구니 소리도 없다 (「골목의 노래」, 1연) 시편을 읽으며 나의 기억은 25여년 저편을 떠올렸다. 그 시절, 나는 문래동 마찌꼬바 견습공이었다. 가리봉 오거리의 벌통방에서 누렇게 바랜 밥통의 아침밥을 우겨넣고 시내버스를 탔다. 그래 맞다. 한 달 봉급을 타면 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