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포에지 6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책이름 :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지은이 : 허만하펴낸곳 : 문학동네 『허만하 시선집』(솔, 2005),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최측의농간, 2016). 그동안 내가 잡은 시인의 책은 단 두 권이었다. 나에게 시인의 대표시집은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였다. 뒤늦게 시인을 만났고, 온라인서적 중고코너도 뒤적였지만 시집을 구할 수 없었다. 시선집으로 갈증을 풀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복간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 8차분 열권이 쏟아졌다. 시집의 장정이 좀 더 세련되었다. 파스텔톤 표지는 여전했으나 가볍고 투명한 커버가 한 겹 더 씌워졌다. 詩歷 반세기를 훌쩍 넘긴 노시인의 시집이 반가웠다.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은 첫 시집이 나온 지 무려 3..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책이름 :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지은이 : 진이정 펴낸곳 : 문학동네 문학책을 잡다보면 진. 이. 정. 이름 석자가 가끔 눈에 띄었다. 요절한 시인이었다. 온라인 서적을 검색했다. 시인이 죽은 지 두달 만에 나온 시집(세계사 간행)은 절판된 지가 오래되었다. 도서관에서 시인 유하의 산문집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를 대여했다. 거기서 시인을 다시 만났다. 마침 2022년 10월, ‘문학동네포에지 52’로 시집이 나왔다. 유고시집이 28년 만에 재출간된 것이다. 얇은 시집의 표지를 열자, 서문을 시인 유하가 대신 썼다. 산문집에서 보았던 눈에 익은 글이었다. 시인 유하에 따르면 총 40편의 시 중에서 표제시면서 10편의 연작시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를 포함한 절반의 시들은 시인이 세상을 뜨기 전에 몰..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책이름 :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지은이 : 윤희상 펴낸곳 : 문학동네 절판된 중견시인의 첫 시집을 재출간하는 《문학동네》의 복간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 네 번째가 쏟아졌다. 4차분 10권의 시집에서 유일하게 내 손에 들어온 시집이었다. 나는 시인의 첫 시집이 복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예나 지금이나 詩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평이한 시어 속에 담겨진 잔잔하게 가슴에 스며드는 무언가가 시집을 찾게 만들었다. 『소를 웃긴 꽃』(문학동네, 2007) /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문학동네, 2014) /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문학동네, 재출간본 2021) / 『머물고 싶다 아니, 사라지고 싶다』(강, 2021) 내가 지금까지 잡은 또는 잡을 시집이다. 그동안 세 권의 시집을 손에 펼쳤고, ..

월요일은 슬프다

책이름 : 월요일은 슬프다 지은이 : 전남진 펴낸곳 : 문학동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문학동네포에지〉를 펴내는 기획의 말이다. 중견 시인들의 데뷔 시집을 복간하는 ‘문학동네포에지’ 세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전남진의 『월요일은 슬프다』는 10권의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내 손에 잡힌 시집이었다. 표제에 이끌렸을 것이다. 인연이라면 인연이었다. 나에게 시리즈 26번째 시집은 낯설었다. 시인은 1999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했다. 2002년 10월 『문학동네』에서 등단작 「나는 궁금하다」를 표제작으로 첫 시집을 펴냈다. 복간 시집은 200..

우울씨의 일일

책이름 : 우울씨의 일일 지은이 : 함민복 펴낸곳 : 문학동네 ○ ○ ○ 님께 좋은 글 쓰시고 늘 고맙습니다 2007. 1. 19 함민복 드림 ○ ○ ○ 님 고맙습니다 2021. 봄 함민복 드림 시인을 만난 지 10여년이 지났을 것이다. 나는 그 시절 시인의 3·4번째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과 1·2번째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을 한 구절씩 손가락으로 집어가며 읽었다. 물론 시인의 자필서명이 쓰인 책들이었다. 1·2번째 시집 『우울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은 품절되어 구할 수 없었다. 2007년 새해가 밝아왔고 나는 오랜만에 시인의 집을 찾았다. 반갑게 두 권의 초창기 시집이 재판되었다. 시인은 속표지에 자필서명하고 두 권의 시집을 건넸다. 2판4..

후르츠 캔디 버스

책이름 : 후르츠 캔디 버스 지은이 : 박상수 펴낸곳 : 문학동네 복간시집 시리즈 '문학과지성 시인선 R'의 첫째 권은 이성복의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으로 2012년 11월에 출간되었다. 시집을 펼친 연륜이 짧은 나는 시집 시리즈 전부를 손에 넣었다. 최승호의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가 열여섯 권 째로 2018년 7월에 나왔다. 이후 복간 시집 시리즈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신간 시집을 물색하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복간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를 만났다. 1차분 10권은 중견시인들의 첫 시집이었다. 나는 이중 세 권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박상수의 『후르츠 캔디 버스』를 먼저 손에 들었다. 복간 시집의 「시인의 말」은 두 개였다. 2006년 2월과 2020년 10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