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

대빈창 2017. 4. 6. 07:00

 

 

책이름 :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

지은이 : 버니 크라우스

옮긴이 : 장호연

펴낸곳 : 에이도스

 

생태음향 전문가 버니 크라우스의 전직은 대중음악 작곡가·스튜디오 기타리스트로 그 유명한 도어스, 스티비 원더, 조지 해리슨 등과 함께 작업했다. 일례로 현대도시 환경에 즉각적이고 흥미로운 반응을 보인 하드 록과 헤비메탈 아티스트로 지미 헤드릭스, 레드 제플린, 더 후, AC/DC, 블랙 세버스, 아트 오브 노이즈(133쪽)를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요란한 밴드로 2009년 7월 15일 캐나다 오타와 블루페스트에서 열린 KISS의 공연을 뽑았다.(255쪽) 버니 크라우스는 1968년 가을 어느 날 뮤어 우드 공원에서 녹음기로 처음 자연의 소리풍경을 담았다. 마흔 살의 나이에 음악계를 떠났다. 그리고 자연의 소리풍경 탐사에 40년 세월을 바쳤다.

소리풍경(soundscape)은 R. 머레이 셰이퍼가 만든 용어로 “특정한 순간에 우리 귀에 포착되는 모든 소리를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 이었다. ‘자연의 소리풍경은 생태계 전체의 목소리’로 지구음, 생물음, 인간음으로 나뉘어졌다. 지구음(geophony)은 바람·물·땅의 움직임, 비 같은 비생물적 범주에 해당하는 자연의 소리. 생물음(biophony)은 살아있는 생명에서 나는 소리. 인간음(anthrophony)은 전자기계적·생리적·통제된·우발적 소리로 구분된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자연의 소리’로 ‘소리풍경이 1000장의 사진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을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지구 곳곳에 섬처럼 남아있는 야생의 소리를 찾아 툰드라에서 보르네오 원시림까지 40여년간 자연계의 생물음을 녹음했다. 녹음한 생물종 수는 무려 15,000종에 달했다. 녹음시간은 4,500여 시간에 이르렀다. 버니 크라우스는 음악가 출신답게 ‘인류 음악의 기원을 원시적인 자연의 소리풍경’으로 보았다.

199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일상적 비행훈련으로 전투기 한 대가 북쪽으로 480㎞ 떨어진 프로소 동물원 상공을 날아갔다. 그러자 호랑이, 스라소니, 여우 등 많은 동물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어미가 새끼 23마리를 찢어죽이고 먹어버리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다. 난데없는 인간음에 당황한 동물들이 자식을 보호하려 유아살해를 저질렀다. 인간이 저지른 소음은 고래와 바다표범이 해변에 몰려와 떼죽음을 당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우리 인간이 주제넘게 나서지만 않는다면 세상은 생명으로 넘치는 아주 활기찬 곳이 될 수 있다.”(243쪽)고 말했다. 1986년 4월 구 소련 체르노빌에서 핵발전소가 녹아내렸다. 재앙으로 사람들은 사고지역을 모두 떠났다. 시간은 흐르고 체르노빌 금지구역은 유럽 최고의 야생생물 서식지로 바뀌었다. 2007년 봄 채집한 체르노빌 자연의 소리풍경이 증거였다. 버니 크라우스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풍성한 새벽합창」을 들으며 희망을 가져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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