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배달일기

대빈창 2017. 5. 4. 05:26

 

 

책이름 : 배달일기

지은이 : 최진

펴낸곳 : 한티재

 

- 최진은 자신이 살고 있던 문경에서 한국전쟁 당시 일어난 양민 학살의 역사에 충격을 받아 군대와 전쟁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반대했고, 2004년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에 교사로서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청송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지금은 영양에서 마을 운동을 하고 있으며 2008년 4월 태어난 예쁜 아기와 아내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다. -

 

 ‘『나는 평화를 기원하지 않는다』를 읽고’를 쓴 이를 소개하는 짧은글이다.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양심적 병역거부자 28인의 병역거부를 준비하던 시간에 대한 회상과 감옥에서 쓴 글과 편지 모음집인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철수와 영희, 2008)에 실렸다. 최진은 2004년 5월 15일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1년6개월을 청송교도소에서 영어의 몸이 되었다. 시인의 굴곡진 삶을 보며 신영복 선생의 글씨 우공이산寓公移山을 떠올렸다. 우직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높은 고개를 돌아 / 너른 물길도 돌아 / 미끄런 음지길 돌아 / 집 떠난 고행길 / 또 한명의 어머니를 만나고 / 다른 이를 낳은 아비를 만나

배달 짐 인연 따라 / 쌓인 세월이 벽을 허물 때 / 만나는 이마다 / 어무이가 되고 / 아부지라 부르는 / 이 길

 

「돌아가는 길」(12 ~ 13쪽)의 2·3연이다.  병역거부로 시인이 수감생활을 한 청송과 영양은 이웃해 있다. 시인은 오지인 경북 영양에서 2006년 결혼했고 택배기사로 밥을 벌고 있다. 시편은 택배를 하면서 만난 산골 어르신들과의 에피소드와 체험이 주조를 이루었다.첫 시집은 겨울·봄·여름·가을 4부에 나뉘어 62편이 실렸다. 해설이나 발문 없이 마무리로 「시인의 말」이 실렸다. 시인은 신라 고찰 영혈사의 자리에 400여 년 전 조선 선조 때 학자인 사월공 조임 선생이 지은 암자 연대암 아래에 살았다. 나는 20여 년 전 우리나라 3대 별서정원의 하나인 서석지를 찾아 영양에 발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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