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 해변 바다가 사나워졌습니다. 바닷물이 제방위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작은 해일(海溢, surge)이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지난 8. 22 ~ 24. 3일간은 대조기로 해수면이 950mm까지 치솟았습니다. 새벽 산책에서 만난 정경입니다. 토진이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아까시숲에 몸을 사리겠지요. 반환점 벼랑에 하이파이브도 못하고 저는 오던 길을 되돌아섰습니다.
해일은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육지로 넘쳐 들어오는 현상입니다. 원인은 지진과 폭풍 해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는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곧이어 들이닥친 거대한 쓰나미(津波, tsunami)가 원인이었습니다. 이 땅의 돈 버러지들 핵 마피아는 문재인 정권의 탈핵정책에 반대하며 백색데모에 나섰습니다. 그들의 내심은 땅 짚고 헤엄치는 돈벌이에 관심을 쏟지만 애국으로 분칠하는 가증스러움이 장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해일은 거의 폭풍해일입니다. 남해는 태풍이 많이 오는 여름·가을에, 황해는 폭풍이 자주 이는 겨울에 많이 발생합니다.
어둡고 무거운 구름장들이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나의 쉼플레가데스인 장봉도 앞섬 무인도인 동만도와 서만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빈창 해변은 대륙붕이 발달한 얕은 바다지만 동해의 심해처럼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물이 썰기 시작하자 섬 주민들이 때를 만나 경운기에 나눠 타고 갯벌에 들어섰습니다. 바닷물을 뒤집어 쓴 아까시 잎사귀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렸습니다. 어제의 폭풍은 갈바람이었습니다. 갈바람이 일면 상합은 물결따라 헤엄쳐서 해변으로 밀려듭니다. 물이 빠지면 상합은 물웅덩이에 몰렸습니다. 주민들은 논일과 밭일을 뒤로 하고 서둘러 갯일에 나섰습니다. 정신없이 사람 손을 요구하는 고추 수확도 하루 뒤로 밀렸습니다. 바닷물이 잠잠해지면서 제 자리로 물러났습니다. 이날 이후 토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리한 토진이가 해일에 휩쓸리지 않았겠지요. 망상이 고개를 들지만 도리질을 칩니다. 가장 두려운 생각은 ‘머리 검은 종자’의 해꼬지입니다.
'대빈창을 아시는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들이 몸살을 앓다. (0) | 2017.10.10 |
---|---|
뒷집 새끼 고양이 - 10 (0) | 2017.09.11 |
베짱이와 사마귀 (0) | 2017.08.31 |
지 살 궁리는 다 한다. - 2 (0) | 2017.08.24 |
풍경은 찰나의 이미지다. (0) | 2017.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