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는 추석연휴 열흘 동안 배를 늘렸습니다. ‘특송 기간 일반 승객 요금 할증 10%’를 굵은 고딕체로 써넣은 안내문을 외포리와 주문도, 볼음도 매표소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였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침 7시 30분에 외포리를 출항하여 9시 30분에 주문도에 닿고, 10시에 떠났던 삼보2호가 주문도에서 오후 3시에 출항합니다. 석모대교의 개통으로 노선을 잃은 삼보2호가 낯선 주문도 앞바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위 이미지는 추석연휴 첫날인 9월 30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경 주문도 선창입니다. 조금 물때인 두 물로 쓸거나 미는 물이 잔잔하여 바다가 파랗습니다. 9시 30분 주문도에 도착한 삼보2호가 오후 3시 출항을 기다리며 아차도 앞바다에 정박하였습니다. 뱃머리가 아차도 마을을 향했습니다. 바닷물이 밀고 있습니다. 객선이 선창에 턱주가리를 내려놓았습니다. 물이 밀면 흐르는 방향으로 카페리는 망중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삼보12호는 오후 2시에 차량과 승객을 싣고 출항합니다.
주인이 따로 없는 공동 방목장에 목동들이 경쟁적으로 더 많은 소를 끌고 나오는 것이 이득이므로 방목장은 얼마안가 황폐화되고 맙니다. 모든 이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누구도 자발적으로 그 재화를 공급하지 않으며, 또 공급에 따른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도 혜택에 상응하는 비용 부담을 꺼리는 것을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라고 합니다.
연휴 첫날부터 섬 주민보다 많은 외지인들이 섬에 들어왔습니다. 민박집마다 빈방을 찾을 수 없습니다. 대빈창 해변 솔밭에 텐트촌이 형성되었습니다. 피서 성수기 못지않은 캠프가 들어섰습니다. 그들은 몇날 며칠을 묵으며 구라탕 해안의 소라와 바우재(민꽃게) 씨를 말릴 것입니다. 한가위를 기점으로 밤물이 많이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주문도와 아차도 앞바다에 낚싯배 대여섯 척이 한가롭게 떠 있습니다. 배마다 사람들로 빼곡합니다. 손에 들린 낚싯대에 연신 농어, 우럭, 망둥이가 딸려 나옵니다. 물이 빠진 갯벌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상합과 바지락, 동죽을 캡니다. 부인네들은 자루와 포대를 들고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밤, 도토리와 같은 야생나무 열매가 배겨 날 수 없습니다. 연휴가 끝나면 그들의 손에 들려온 쓰레기로 섬들은 몸살을 앓았습니다.
p. s 섬주민과 해운사의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사리때 미는 물처럼 사람들이 섬을 찾았습니다. 삼보2호도 추석 다음날 5일부터 하루 두 번으로 증편했습니다. 외포리에서 주문도로, 주문도에서 외포리로 나가는 배편이 하루 네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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