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대빈창 다랑구지의 가을걷이

대빈창 2017. 10. 13. 07:00

 

 

 

열흘의 긴 추석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위 이미지는 연휴의 막바지 대빈창 다랑구지의 이른 아침 풍경입니다. 평소처럼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봉구산 자락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산책로에서 바라 본 들녘입니다. 아침 해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봉구산을 넘어 온 햇살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해병대 순찰차량이 해안을 향해 중앙농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대략 시간은 7시경입니다. 산자락 밭의 김장채소가 푸르렀습니다. 배추는 속이 차가고, 무는 밑동이 튼실하게 여물었습니다. 밭 모서리마다 들깨 단이 묶여 세워졌습니다. 순을 제거하고 고구마를 캐느라 추석을 맞아 고향 섬을 찾은 가족들이 밭에 허리를 굽혔습니다. 고춧대도 뽑아서 밭 한편에 쌓았습니다. 날씨가 차지면 바람 없는 날을 잡아 소각시키겠지요.

바다에 접한 둥그런 마을 뒷산을 바라지라고 부릅니다. 해안가 폭 좁은 솔숲을 등지고 마을집들이 들녘을 향해 일렬로 늘어섰습니다. 아침밥 짓는 연기가 낮게 깔렸습니다. 다랑구지 들녘에 콤바인 두세대가 논바닥에 서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해가 떨어지고도 늦게까지 벼 수확작업을 하였습니다. 콤바인을 오늘 일머리를 잡을 논에 세워두었습니다. 대빈창 들녘은 비경지정리 구역입니다. 봉구산자락 옛길의 논은 수확을 마쳤습니다. 들녘 중앙 논들의 벼는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랑구지 들녘은 농로가 없어 가장자리부터 벼를 벨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 아침 바다가 부풀었습니다. 사리 물때입니다. 바라지의 오른편 뒤 배경으로 직각 삼각형의 산세는 볼음도입니다. 선창가의 늘어 선 흰 집들이 멀찌감치 보입니다. 다랑구지 들녘과 마주 한 오른편 바다에 길게 고개를 내민 섬은 아차도입니다. 아차도와 볼음도 앞바다는 강화도로 향하는 뱃길입니다. 주문도와 볼음도, 아차도가 에워싼 서도(西島) 군도(群島)의 바다가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강화도의 막내 낙도오지의 섬들에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대빈창을 아시는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토야생기(歸兎野生記) - 16  (0) 2017.11.02
뒷집 새끼 고양이 - 11  (0) 2017.10.16
섬들이 몸살을 앓다.  (0) 2017.10.10
뒷집 새끼 고양이 - 10  (0) 2017.09.11
성난 대빈창 해변  (0)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