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의 긴 추석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위 이미지는 연휴의 막바지 대빈창 다랑구지의 이른 아침 풍경입니다. 평소처럼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봉구산 자락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산책로에서 바라 본 들녘입니다. 아침 해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봉구산을 넘어 온 햇살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해병대 순찰차량이 해안을 향해 중앙농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대략 시간은 7시경입니다. 산자락 밭의 김장채소가 푸르렀습니다. 배추는 속이 차가고, 무는 밑동이 튼실하게 여물었습니다. 밭 모서리마다 들깨 단이 묶여 세워졌습니다. 순을 제거하고 고구마를 캐느라 추석을 맞아 고향 섬을 찾은 가족들이 밭에 허리를 굽혔습니다. 고춧대도 뽑아서 밭 한편에 쌓았습니다. 날씨가 차지면 바람 없는 날을 잡아 소각시키겠지요.
바다에 접한 둥그런 마을 뒷산을 바라지라고 부릅니다. 해안가 폭 좁은 솔숲을 등지고 마을집들이 들녘을 향해 일렬로 늘어섰습니다. 아침밥 짓는 연기가 낮게 깔렸습니다. 다랑구지 들녘에 콤바인 두세대가 논바닥에 서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해가 떨어지고도 늦게까지 벼 수확작업을 하였습니다. 콤바인을 오늘 일머리를 잡을 논에 세워두었습니다. 대빈창 들녘은 비경지정리 구역입니다. 봉구산자락 옛길의 논은 수확을 마쳤습니다. 들녘 중앙 논들의 벼는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랑구지 들녘은 농로가 없어 가장자리부터 벼를 벨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 아침 바다가 부풀었습니다. 사리 물때입니다. 바라지의 오른편 뒤 배경으로 직각 삼각형의 산세는 볼음도입니다. 선창가의 늘어 선 흰 집들이 멀찌감치 보입니다. 다랑구지 들녘과 마주 한 오른편 바다에 길게 고개를 내민 섬은 아차도입니다. 아차도와 볼음도 앞바다는 강화도로 향하는 뱃길입니다. 주문도와 볼음도, 아차도가 에워싼 서도(西島) 군도(群島)의 바다가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강화도의 막내 낙도오지의 섬들에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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