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하늘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아침 해가 은염도와 송전탑 사이로 솟아 올랐습니다. 뒷배경으로 떠오르는 해를 받친 연이은 나지막한 산 능선은 삼산면 석모도입니다. 은염도의 우측으로 멀리 강화도의 최고봉 마니산이 희미하게 정상을 드러냈습니다. 절기는 경칩 무렵입니다. 은염도는 서도(西島) 군도(群島)의 9개 무인도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블로그 〈daebinchang〉에 서도면의 사람 사는 4개 섬이 간간히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오늘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섬 9개의 무인도가 주인공입니다. 국제해양법에 따르면 유인도는 섬에 두세대 이상이 거주하고, 식수가 있고, 나무가 자라는 섬을 이릅니다. 위 이미지의 은염도는 주문도리 산 1번지로 석모도에서 건너오는 송전탑 행렬을 사시사철 주시하고 있습니다. 송전탑은 삼산면 석모도에서 서도면 주문도 → 아차도 → 볼음도 → 말도로 이어집니다. 강화도의 가장 외딴 섬들이 전기의 혜택을 본 세월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용란도는 누구도 본적이 없지만 용의 알처럼 둥글게 생겼습니다. 어미 섬 볼음도에 바짝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떼쓰는 독자(獨子)입니다. 우도(偶島)는 엄밀히 말하면 무인도라 할 수 없습니다. NLL 최전방으로 북한 땅이 코앞입니다. 민간인이 한 명도 없을 뿐이지, 우도경비대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서해5도의 하나입니다. 석도와 비도는 우도 인근의 무인도로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백로 등 천연기념물과 왜가리, 가마우지, 괭이갈매기, 칼새 등의 번식지이자 쉼터입니다. 수시도와 돌섬은 주문도 주민들의 반찬시장입니다. 물이 빠지면 돌섬은 걸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돌게, 소라와 겨울철 굴까지 해산물을 아낌없이 주는 착한 섬입니다. 수리봉은 아차도와 볼음도 사이 좁은 바다의 바위덩어리 무인도입니다. 한때 저어새의 번식지였습니다. 천연기념물 새는 사람들에 질려 먼 바다의 섬으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블로그 〈daebinchang〉에 가장 빈번히 등장한 이미지가 분지도입니다. 두말할 것 없이 아침저녁 대빈창 산책마다 만나는 나의 오랜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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