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도량 보문사로 유명한 석모도의 상봉산이 코앞입니다. 창문의 전망을 클로즈업 했습니다. 오후 1시배인 삼보12호가 기항지 아차도와 볼음도를 들러 강화도 외포항으로 선수를 돌렸습니다. 시간은 1시 30분경입니다. 물때는 사리입니다. 점심 무렵 바닷물이 쓸려 갯벌이 드러난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객선이 주문도에 바짝 붙었습니다. 조금 물때 점심 무렵 바다가 부풀어 오르면 배는 석모도에 붙어 멀리 떨어져 보입니다. 11월 중순부터 2월말까지 동절기에 배 시간이 바뀝니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시간에 맞추어 아침 배는 뒤로 늦추고, 오후 배는 앞당겨집니다. 아침배는 주문도에서 7시 30분에 출항하고, 저녁배는 강화도 외포리항에서 3시 10분에 출항합니다. 섬사람들은 뭍에 출타하여 일을 서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가 주문도에 삶터를 꾸린 지 정확히 10년이 되었습니다. 무술년 새해도 어느덧 두 달이 흘렀습니다. 어머니는 새해 초입부터 폐렴으로 일주일을 입원하셨습니다. 이번 경험은 한약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한방은 독감에 아무 효과가 없었습니다. 하릴없이 시간은 흐르고 어머니의 병만 악화시켰습니다. 저의 아둔함에 어머니의 고생만 더했습니다. 어머니는 그동안 척추협착증과 고관절이라는 큰 수술을 잘 이겨내셨습니다. 백내장 수술과 녹내장 치료도 거뜬하십니다. 걱정은 이가 부실하여 음식물을 제대로 저작할 수 없어 영양분 섭취가 부실하십니다. 폐렴으로 입원하신 어머니는 치과 진료를 받으셨습니다. 틀니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불행하게 어머니는 쪽 난 아래 어금니 6개가 잇몸에 묻혀있었습니다. 연세가 드셔서 발치에 6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섬의 보건소에서 시간을 두고 발치를 하고, 치과에서 천천히 틀니를 맞추어야겠습니다.
‘어머니는 오늘도 하염없이 고향 섬을 돌아 나오는 여객선의 항로에 눈길을 주고 계십니다. 적요가 어머니를 감싸고 있는 것인지, 어머니의 모습이 적요를 풍기고 있는 것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2010. 6. 8에 올린, 카테고리 『대빈창을 아시는가』의 첫 글 「바다 건너 어머니 섬」의 마지막 단락입니다. 어머니는 또 한 번 고비를 넘기셨습니다. 퇴원하여 섬으로 들어오시는 배에서 어머니가 힘없이 말씀하셨습니다. "올 들어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어머니가 마루 유리창을 통해 오래오래 고향 섬을 바라보시는 날들이 계속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어머니께서 별 탈없이 오래 사시기를 기도드리는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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