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삼시세끼 아빠의 제철집밥
지은이 : 송영섭
펴낸곳 : 들녘
1월 - 시금치, 대구, 참조기, 삼세기, 꼼치, 물메기, 새조개, 매생이
2월 - 묵나물, 봄동, 홍합, 대게, 아귀, 참홍어, 바다송어
3월 - 달래·냉이, 쑥, 방풍나물, 도다리, 간재미, 우럭, 실치, 생미역·톳· 가사리
4월 - 머위, 봄부추, 주꾸미, 멍게, 미더덕, 바지락
5월 - 산나물(어수리·잔대·오갈피순·참나물), 두릅, 곤드레, 참취·곰취, 죽순, 아욱, 풋마늘·마늘종, 암꽃게, 병어, 멸치, 꽁치
6월 - 오이, 양파, 감자, 성게알, 해삼, 강화밴댕이, 부시리
7월 - 깻잎, 풋고추, 애호박, 참외·자두·천도복숭아, 민어, 농어, 오징어
8월 - 단호박, 가지,고구마대, 콩, 코끼리조개,장어·붕장어
9월 - 연근, 토란, 캠벨포도, 오미자, 대하, 전어
10월 - 조·수수·배추·야콘·녹두, 고구마, 생대추, 갈치, 고등어, 연어
11월 - 동치미·총각김치·쪽파김치, 유자, 굴, 도루묵·양미리, 방어, 삼치
12월 - 김장(배추김치·깍두기·비늘김치), 감귤, 과메기, 고막, 가숭어
책은 188mm*256mm 46배판으로 문제집 크기였다. 460쪽에 달하는 부피를 가져 묵직했다. 온라인 교육 업체의 전문이사였던 저자는 6년 전 사표를 냈다. 초등학생 늦둥이 아들의 심신을 정크푸드가 좀먹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건강한 식재료로 사랑과 정성을 담아 만든 음식’인 힐링푸드의 재료를 찾아 전국을 누볐다. 직접 텃밭을 일구고 강원 산골에서 제주 바다까지 발품을 팔았다. 제철 바다 식재료를 찾아 동해 북단에서 남해·서해의 어항을 샅샅이 뒤졌다. 책은 늦둥이 아들을 위한 제철식재료와 집밥 이야기였다. 저자는 말했다. “우리의 몸이 되는 건 요리가 아니라 식재료로 제철 식재료를 그 특성에 맞게 조리해 먹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건강식”이라고. 표지사진 앞치마의 음식과 식재료는 상하좌우 순서로,
방풍나물 / 멍게 / 과메기 / 돌미나리부추무침 / 묵나물 / 달래비빔밥 / 생멸치무침 / 붕장어구이 / 생연어 / 쇠고기두릅말이
바다 식재료를 찾아다닌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나는 오히려 어류의 생태에 관심이 컸다. 대청도와 흑산도의 참홍어는 수온의 변화에 따라 서식지를 옮겨 다니는 같은 무리였다. 강화밴댕이는 회나 무침, 젓갈을 담그느데, 표준명은 반지였다. 남도에서 송에, 송어로 불렸다. 표준명 밴댕이는 디포리로 바짝 말려 국물을 내는데 쓰이는 청어목 청어과의 물고기였다. 뱀장어, 붕장어, 갯장어는 모두 남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부화하여 작은 댓잎 모양의 유생으로 변태하여 해류를 타고 우리 바다로 향했다. 뱀장어는 민물에 살기위해 강어귀로 몰려들었다. 붕장어와 갯장어는 바닷물고기로 바다에서 흩어졌다. 백령도 인근에서 잡히는 까나리와 동해의 양미리는 같은 물고기였다. 서해에서 어린 새끼로 젓갈을 담고, 동해에서 알 밴 성체를 굽거나 찌개로 조리해 먹었다.
방풍(防風)나물은 중풍을 예방하는 음식으로 잘못 소개되었다. 한방의 약재료로 쓰이는 방풍은 중국 원산지로 ‘원방풍’의 뿌리를 쓴다. 우리 마당 텃밭은 방풍나물 천지가 되었다. 2년 전 큰 수술을 받으신 어머니와 퇴원하면서 강화대교 못미쳐 시골 오일장에 들렀다. 봄비가 세차게 내렸고, 종묘상 한 구석의 방풍나물 포트가 눈에 뜨였다. 가게주인은 월동하기 어려우니 겨울에 비닐로 뿌리를 덮어주라고 조언했다. 1000원에 두 포기를 사와 텃밭에 옮겨 심었다. 방풍나물의 자라는 기세가 얼마나 드세던지 주위 작물들이 주눅이 들어 비실거렸다. 가을로 접어들어 목질화된 방풍 두 포기를 뽑아 밭가 돌무더기에 던졌다. 올 봄, 나도 모르게 방풍나물 씨앗이 싹터 온통 텃밭을 점령했다. 복숭아나무밑에서 자연 포기나누기된 방풍나물이 혹독한 한파를 이겨냈다. 돌무더기를 덮은 방풍나물 새싹이 이웃집 텃밭에 분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