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불화하는 말들
지은이 : 이성복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시인은 1977년 『문학과지성』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시인에게 ‘시력(詩歷) 40년은 구도(求道)로서의 시 쓰기’였다. 대구에서 1982년부터 33년간 시 창작에 대해 강의했다. 3년 전 30년간의 교수생활을 마감했다. 책 맨 뒷장에 「시인의 말」대신 그동안 펴낸 책의 목록이 작은 글씨로 실렸다. 시 8권, 시선 1권, 시론 3권, 산문 2권, 아포리즘 1권, 대담 1권, 사진 에세이 2권, 연구서 2권, 문학앨범 1권이다. 나는 그동안 시인의 시집 3권과 산문 1권, 아포리즘 1권을 잡았고, 시론 3권 중에서 두 권 째를 읽고, 리뷰를 긁적이고 있다.
대학 강의 내용을 정리한 시론집 3권, 『극지의 시』는 2014년 후반기와 2015년 초반 강의, 대담, 수상소감을 시간 순서대로 엮은 산문집. 『불화하는 말들』은 2006 ~ 2007년 시 창작수업을 다시 ‘시’의 형식으로 정리한 책. 『무한화서(無限花序)』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원 시 창작 수업 내용을 아포리즘으로 정리했다.
『불화하는 말들』은 시처럼 짤막하게 행갈이를 하며 속삭이는 시론 0 ~ 127개를 담았다. 서시(序詩)에 해당하는 꼭지 0의 마지막 두 연은 아포리즘 모음집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에서 빌려왔다. 표제는 꼭지 12(20쪽)에서,
예술은 불화不和에서 나와요
불화는 젊음의 특성이지요
(······)
자기와 불화하고, 세상과 불화하고
오직 시詩하고만 화해하는 거예요.
그것이 우리를 헐벗게 하고
무시무시한 아름다움을 안겨다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