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원자력의 거짓말

대빈창 2018. 9. 7. 07:00

 

 

책이름 : 원자력의 거짓말

지은이 : 고이데 히로아키

옮긴이 : 고노 다이스케

펴낸곳 : 녹색평론사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1986년 소련 체르노빌. 2011년 일본 후쿠시마의 핵발전소 사고는 세계 3대 핵 재앙이었다. 2011년 3월 11일 매그니튜트(규모) 9.0의 거대 지진이 발생했다. 쓰나미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덮쳤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최악 7등급이었다. 사고가 터진 지 7년이 흘렀다. 한국 언론은 후쿠시마 핵사고에 대해 침묵했다. 핵연료봉 다발 노심이 녹아내린 멜트다운의 최악의 핵사고였다. 원자로에 바닷물만 붓는 상황이었다. 오염된 냉각수가 끝도 없이 태평양으로 흘러들었다.

나는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핵과학자·반핵활동가인 다카기 진자부로(1938 - 2000)를 통해 세계와 일본 원자력의 현 주소를, 도쿄대학 이공학부 조수 우이 쥰(1932 - 2006)을 통해 미나마타 공해 사고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었다. 책은 후쿠시마 핵사고 직후에 쓰였다. 온라인서적에서 품절이었다. 녹색평론에 문의해 『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 『너를 보고 나는 부끄러웠네』까지 세 권의 책을 등기로 받았다.

고이데 히로아키(1949 - )는 쿄토대학 원자로실험소 조교로 비타협적인 과학자였다. 저자의 반핵 메시지에 담긴 윤리적 시각이 감동적이었다. 핵발전소 정상가동을 위해 고농도 방사능에 피폭당하는 현장노동자,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땅은 가난하고 소외된 변두리 지역, 핵발전은 미래세대의 행복한 삶을 근원적으로 파괴하는 기술 체계였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의 방사능 피폭은 현재진행형이다. 히로시마형 원자폭탄의 약 2600발분의 방사능이 쌓였다. 그중 800발분이 누출되었다. 계속 새어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는 체르노빌의 1/10 수준으로 안심할 수 있다고 거짓말로 일관했다. 후쿠시마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체르노빌이 100만 킬로와트인데 후쿠시마는 300만 킬로와트였다. 체르노빌 사고로 사람이 살수 없게 된 지역이 15만제곱킬로미터였다. 우리나라 면적은 12만 제곱킬로미터를 조금 넘을 뿐이다. 핵발전소를 1년동안 가동하면 방사성 폐기물 1천개의 드럼통이 나왔다. 2005년 기준 일본은 드럼통 70만개를 땅에 묻었다. 관리 기간은 100만년이나 되었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이 고작 200년 전이었다.

저자는 ‘원전은 더 이상의 미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가 안전한 지구환경을 우리 아이들과 손자손녀들에게 넘겨주고 싶다면 그 길은 단 하나 지족(知足)밖에 없습니다.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에너지 억제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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