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엮은이 : 오생근·조연정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황동규 / 마종기 / 김영태 / 최하림 / 정현종 / 김형영 / 오규원 / 신대철 / 조정권 / 이하석 / 김명인 / 장영수 / 김광규 / 고정희 / 장석주 / 박남철 / 김정란 / 문충성 / 이성복 / 최승호 / 최승자 / 김혜순 / 김정환 / 황지우 / 박태일 / 최두석 / 남진우 / 황인숙 / 장경린 / 기형도 / 김윤배 / 송재학 / 송찬호 / 허수경 / 장석남 / 유하 / 김휘승 / 조은 / 채호기 / 김기택 / 나희덕 / 차창룡 / 이정록 / 박라연 / 함성호 / 이윤학 / 이진명 / 김중식 / 최정례 / 조용미 / 박형준 / 김태동 / 이원 / 이수명 / 성기완 / 문태준 / 이장욱 / 김선우 / 이기성 / 진은영 / 이성미 / 김이듬 / 하재연
시선집은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호 기념 시집으로,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작품을 대상으로 위 65명의 시인 대표작 2편씩 모두 130편이 실렸다. 시인선의 1호 시집은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였다. 현재 송재학의 『슬프다 풀 끗혜 이슬』이 〈문지 시인선〉 525호로 출간되었다.
〈문지 시인선〉 1호가 1978년에 출간되었으니, 햇수로 40여년만의 일이다. 지금까지 시인 211명의 개인 시집 492권, 시조시인 4명의 시선집 1권, 연변교포 시선집 1권, 평론가가 엮은 기념 시집 6권이 나왔다. 《문학과지성사》는 시인선이 100권이 추가될 때마다 앤솔러지 형태의 시집을 출간했다. 100호 시집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김주연 엮음, 1990), 100번대 시집들의 서시序詩를 묶은 200호 시집 『시야 너 아니야』(성민엽·정과리 엮음, 1997), 200번대 시집에서 사랑시를 모은 『쨍한 사랑 노래』(박혜경·이광호 엮음, 2005), 300번대 시집에서 ‘시인의 자화상’이 그려진 시를 모은 400호 시집 『내 생의 중력』(홍정선·강계숙 엮음, 2011)이 출간되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트레이드마크는 표지그림의 소설가 이제하의 컷이다. 시인들의 정면과 측면의 캐리커처에 눈에 익은 나에게 표지그림이 새로웠다. 〈문지 시인선〉은 1978년 출간 이래 독자의 사랑을 받은 수많은 스테디셀러 시집을 배출했다. 『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 82쇄),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황지우, 63쇄),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이성복, 52쇄), 『이 時代의 사랑』(최승자, 46쇄) 등. 마지막은 표제를 따 온 황지우의 『게 눈 속의 연꽃』(95 ~ 97쪽)의 부분이다.
1
(······)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그대가 있다 / 불을 기억하고 있는 까마득한 석기 시대, / 돌을 깨뜨려 불을 꺼내듯 / 내 마음 깨뜨려 이름을 꺼내가라
2
게 눈 속에 연꽃은 없었다 / 보광寶光의 거품인 양 / 눈곱 낀 눈으로 / 게가 뻐끔뻐금 담배 연기를 피워올렸다 / 눈 속에 들어갈 수 없는 연꽃을 / 게는, 그러나, 볼 수 있었다
3
투구를 쓴 게가 / 바다로 가네 // 포크레인 같은 발로 / 걸어온 뻘밭 // 들고 나고 들고 나고 / 죽고 낳고 죽고 낳고 // 바다 한가운데는 / 바다가 없네 // 사다리를 타는 게, 게좌座에 앉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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