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안목眼目
지은이 : 유홍준
펴낸곳 : 눌와
이로서 〈유홍준의 美를 보는 눈〉 시리즈를 완독했다. 『국보순례』(눌와, 2011), 『명작순례』(눌와, 2013) 그리고 『안목眼目』(눌와, 2017) 이었다. ‘안목이 높다는 것은 미적 가치를 감별하는 눈이 뛰어남’(12쪽)을 가리켰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높은 식견과 안목을 가졌던 옛사람들이 남긴 고서를 뒤져 한국미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꿰뚫었는가를 살폈다. 당대에 비판받던 추사체의 진가를 알아 본 유최진과 박규수, 한국 궁궐의 미를 정의한 김부식과 정도전, 한국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중궁사 목조반가사유상의 만남, 고려청자의 비색翡色을 극찬한 『선화봉사고려도경』의 송나라 사신 서긍, 한국미의 아이콘 백자 달항아리, 『청죽화사』를 쓴 조선 최초의 미술평론가 남태응, 단원 김홍도를 키워 낸 당대 예림의 총수 『표암유고』의 강세황, 작품을 보는 눈으로 ‘금강안’을 키워야 한다는 추사 김정희, 한국서화사를 집대성한 독립운동가 오세창, 우리 시대의 대안목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의 혜곡 최순우.
2장은 뛰어난 안목으로 우리 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역대 수장가들의 미담을 담았다. 희대의 명작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탄생시킨 비해당 안평대군 이용, 18세기의 전설적 컬렉터 『석농화원』의 김광국, 서화의 뛰어난 컬렉터 조선의 마지막 내시 송은 이병직, 평생 애지중지 모은 명품 도자기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수정 박병래, 1930년대 초창기 미술품 수장가 창랑 장택상·청원 박창훈·토선 함선태·다산 박영철, 전쟁통인 도쿄에 건너가 두 달여에 걸쳐 소장자 후지쓰카를 설득하여 추사의 《세한도》를 한국으로 가져 온 서예가 소전 손재형, 전 재산을 바쳐 《훈민정음》을 비롯한 숱한 명품을 일제로부터 지켜 낸 간송 전형필.
3장은 소련의 고려인 화가 변월룡, 41세에 요절한 천재 화가 이중섭, 서민화가 박수근, 민중미술의 전설 오윤, 우리 시대의 스승 신영복 등 근현대 대가들의 회고전 리뷰가 실렸다. 4장은 수화 김환기의 삶과 예술을 다룬 작가론, 현대 미술 작가들의 전시회에 부친 미술평론, 1980년대의 모노크롬 회화와 민중미술을 통해 저자의 美를 바라보는 방식을 보여주는 글들이 실렸다. 저자는 『삼국사기』 책임 편찬자인 김부식의 말을 빌려 한국인의 미학을 이렇게 정의했다.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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